보라팍 차관 "결백하다… 정부 피해 없게 사임"
태국 재무차관이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프린스그룹과의 연루설이 제기된 끝에 사직했다. 이날 사직한 재무차관은 온라인 사기범죄 자금 추적을 위한 전담 조직을 이끌 예정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라팍 탄야원 태국 재무차관은 22일(현지시간) 정부에 사직 의사를 밝혔다. 전날 글로벌 탐사보도 매체 프로젝트 브레이즌은 보라팍 재무차관의 부인이 프린스그룹으로부터 300만 달러(약 42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았다고 보도했고, 보라팍 차관 본인도 과거 프린스그룹과 연루된 캄보디아 BIC은행의 고문으로 등재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보도 직후 보라팍 재무차관에게 관련 의혹에 대한 서면 해명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보라팍 차관은 사임을 선택했다. 이날 보라팍 재무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BIC와 거래한적이 없으며, 아내에 제기된 암호화폐 수령 의혹은 거짓"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국정 운영을 계속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사직한다"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사람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엑니띠 니띠탄쁘라빳 태국 재무부 장관은 보라팍 차관이 온라인 사기 조직의 자금 흐름을 추적할 전담 조직을 담당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날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보라팍 차관은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보라팍 차관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캄보디아 프린스그룹의 회장 천즈(38)는 지난 14일 산업적 수준의 인신매매와 고문, 사기 범죄를 벌인 혐의로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영 정부는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 내에서 10개 이상의 사기 조직을 운영하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