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슴공원에 초코과자 버렸다" 日 시의원 아내, '조작 의혹' 역풍

오세운 기자 TALK
입력
수정 2025.10.22. 오후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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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시짱', SNS에 한국인 쓰레기 투기 주장
日 누리꾼들 "외국인 혐오"… 조작 의심도 비쳐
남편도 "한국인, 사슴에 청양고추" 헛소문 전력
일본 유튜버 '시짱'이 자신의 SNS에 "한국인이 나라공원에 한국 과자를 버리고 간다"고 주장하며 올린 사진. 시짱 엑스 캡처


일본인 여성이 일본 나라현의 대표 관광지인 나라공원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았다. 나라공원은 공원 안팎에 꽃사슴 1,200마리가량이 살고 있어 흔히 '사슴공원'으로 불리는 명소. 이 여성은 "한국인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고 주장했는데, 일본 누리꾼들조차 "실제로 한국인이 버리고 간 게 맞냐"며 사실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일본 유튜버 '시짱'은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사슴공원에) 한국 과자가 버려져 있었다"며 오리온이 생산하는 '초코송이'를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안에 내용물이 들어 있는 걸로 보아 정말 악질"이라며 "자기들이 좋다면 동물들이 먹어도 괜찮다는 거냐"고 비난했다.

시짱은 외국인들이 공원에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면서 특히 중국인과 한국인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초코송이를 버린 사람이 한국인이라고 단정하는 뉘앙스였다. 그는 "초콜릿 과자는 동물에게 독이 된다. 사슴이 먹을 수 있는 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며 "(공원에서) 마음대로 할 거면 외국인은 돌아가 달라. 사슴을 학대하는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요구했다.

게시물은 22일 기준 조회수 300만 회를 넘길 만큼 화제가 됐지만, 자국에서도 "근거 없는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지 말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일부는 시짱이 일부러 한국 과자를 구해 상황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내비쳤다. "일본 여행을 오면서 과자를 사 오는 것도 모자라 먹지도 않고 버리는 사람이 있나" "버려진 쓰레기라기엔 통이 반짝반짝하고 새것 같다" "이 과자 일본에서도 살 수 있는 과자다" 등이 대표적이다.

시짱 배우자의 전력도 일부 누리꾼들이 조작설을 제기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남편 헤즈마 류는 나라현 나라시의원으로 외국인 혐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유명세를 얻은 인물. 류가 지난 2월 '한국인이 사슴에게 청양고추를 먹였다'는 가짜뉴스를 제기한 이후에는 부부가 사슴공원을 찾은 한국·중국인 관광객이 동물을 학대하고 민폐를 끼친다고 주장하면서 '쓰레기 줍기 사무라이'를 자처해왔다.

한편 전날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도 자민당 총재 선거 기간 후보자 토론회에서 "외국인이 일본 사슴을 때리는 걸 둬서는 안 된다"며 사슴공원 관련 허위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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