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경복궁 근정전 '용상' 앉았다… 이배용과 비공개 방문

인현우 기자
입력
수정 2025.10.22. 오후 9:11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2023년 9월 국보 근정전·경회루 등 방문
여당 "용상이 개인 소파인가... 사적 유용"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경회루 비공개 방문 현장 사진을 공개하고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2023년 9월 경복궁을 비공개 방문해 내부 출입이 통제되는 국보 근정전과 경회루를 둘러본 사실이 확인됐다.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와 동행한 김 여사는 근정전 내부 왕의 의자인 용상에 앉은 것으로 드러나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가유산청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3년 9월 12일 경복궁을 방문해 2시간 가량 머물렀다. 김 여사 일행은 경복궁이 휴궁일이던 당일 협생문을 거쳐 근정전과 경회루, 흥복전을 차례로 찾았다. 최응천 당시 국가유산청장과 이배용 당시 국가교육위원장, 황성운 당시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당시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실 선임행정관으로서 김 여사를 수행한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광화문 월대·현판 복원 기념식과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문에 앞서 답사 차원에서 설명을 들으러 간 것"이라며 "기획은 국가유산청에서 진행했고, 이배용 전 위원장 참석은 부속실에서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다만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당시 월대 복원 기념식엔 참석하지 않았고, UAE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UAE 측의 요청으로 연기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왼쪽 네 번째) 여사와 이배용(다섯 번째)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경복궁 경회루로 추정되는 장소에 함께 서 있다. 주진우 시사인 편집위원이 진행하는 '주기자 라이브'가 지난 20일 공개한 사진이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국가유산청은 김 여사가 근정전을 방문하던 도중 용상에 잠시 앉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근정전 용상은 왕이 신하들의 조회를 받거나 외국 사신을 맞는 등 중요한 행사 때 앉는 어좌다.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고 역대 대통령도 근정전 용상에 앉은 사례는 없다.

정 사장은 이날 여당 의원들이 "일반 민간인이 근정전 용상에는 왜 앉았냐" 등 집중 추궁하자 "(누가) 권유하셨는지는 잘 모른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며 "(여사) 본인이 가서 앉으셨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이동 중이었기에 만약에 앉아 계셨다 하더라도 오래(는 아니고)... 1, 2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국가유산청이 문체위원장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부부 혹은 개별적으로 2022~2025년 경복궁·창덕궁·덕수궁 등 조선 궁궐과 종묘를 방문한 건 총 11차례였다. 2023년 3월 5일에도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경복궁을 사전 예고 없이 방문해 당시 입장이 금지됐던 경회루 2층과 근정전, 건천궁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종묘에서 외국인 일행 등과 진행한 비공개 차담회 의혹은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20일에는 주진우 시사인 편집위원이 선글라스를 낀 김 여사가 경복궁 경회루 2층으로 추정되는 한옥에서 이 전 위원장과 함께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채, 양손을 허리춤에 대고 짝다리를 짚고 있는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은 "종묘를 카페로 이용하고 근정전의 용상을 자신의 소파 취급했다"며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국가유산의 가치를 훼손하고 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체위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최응천 전 유산청장과 이배용 전 위원장을 29일 예정된 국회 문체위 종합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