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부동산 관련 언행, 각별한 자제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집값이 떨어지면 사면 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의 발언에 공식 사과했다. 이 차관에게는 발언에 주의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사실상 공개 질책에 나선 것이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회 국토위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교수 출신인 이 차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린다.
한 최고위원은 “공직자는, 특히 국토부 차관과 같은 고위공직자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여당은 더욱 겸허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정을 바로 세워나가겠다”고 했다.
부동산 이슈는 서울·중도층·서민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는 예민한 이슈다. 이에 민주당이 공개 사과를 통해 여론을 달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본질이 아닌 것을 갖고 공세를 받을 수 있는 언행 등에 대해서는 각별히 자제를 해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 19일 한 유튜브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설명하며 “정부가 정책을 통해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면서 “(혹여) 집값이 유지되더라도 그 기간 내 소득이 오르고, 소득이 쌓인 후에 그때 가서 집을 사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대출 규제로 당장 실거주용 주택을 사려는 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참았다가 사면 된다’는 식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차관이 고가 부동산을 소유한 내역이 알려지며 '내로남불'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 차관의 배우자는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아파트를 33억5,000만 원에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14억이 넘는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투자'였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실거래가 기준 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집을 구입한 지 1년 만에 6억 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