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 회담 전격 연기… "당분간 만날 일 없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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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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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조건 놓고 이견 못 좁혀
트럼프 중재 노력 또 난관 봉착
트럼프 "시간 낭비 원하지 않아"
젤렌스키, 토마호크 지원 불씨 당겨
8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러 2차 정상회담이 전격 보류됐다. 휴전 조건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평화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즉각적 휴전을 거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생산적인 전화통화를 했지만 결국 양 정상 간 대면회담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측이 2차 정상회담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지만 “당분간 양 정상이 만날 계획은 없다(CNN 방송)”고 확인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회담 직후 “우리는 부다페스트에서 불명예스러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며 “정상회담은 2주 내로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푸틴과의 회담이 취소됐느냐'는 질문에 이를 '쓸데 없는 회담'으로 규정한 뒤 “나는 시간 낭비를 원치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으로 아직 결정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절대 알 수 없다”며 “이틀 안에 우리가 무엇을 할지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현재 전선 동결"vs "돈바스 달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속도를 내는 듯했던 부다페스트 정상회담은 고위급 참모회의가 미뤄지면서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복수의 유럽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에 “23일 예정된 루비오와 라브로프 간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것은 트럼프가 정상회담 강행을 주저할 것이라는 신호였다”며 “러시아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트럼프는 부다페스트에서 협상이 성사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도 우크라이나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영토 포기를 휴전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점령하고 있지만 도네츠크는 75%만 장악했다.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지역까지 내놓으라는 것이다. 백악관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는 전선을 현재 위치에서 동결하자는 트럼프의 요구를 푸틴이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푸틴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욕설까지 하며 압박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그들이 해야 하는 일은 지금 전선에서 멈추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20일 취재진과 만나 “(언론 보도와 달리) 트럼프와의 회담은 긍정적이었다”며 “트럼프가 (돈바스 양보가 아닌) 현재 전선에서 동결을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발된 토마호크 지원 논의 재개?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강해질수록 러시아의 전쟁 종식 의지도 커질 것”이라며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논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트럼프는 최대사거리가 2,500㎞에 달해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시사했으나 푸틴과의 정상회담이 전격 성사되면서 보류했다. 그러나 푸틴과의 회담이 연기되면서 토마호크 지원 논의도 재개될지 주목된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주 등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가하는 등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어린이 등 4명이 숨지고 해당 지역 모든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수십 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부다페스트 회담이 불발되면서 러시아의 공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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