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는 칭찬과 '공주 놀이'…끝없이 빠져드는 추가금 함정 [결준에서 돌끝까지]

입력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4> "신부하고 싶은 것 다 해" 스드메 전쟁(상)

편집자주

기성세대에게는 안드로메다 문화처럼 어색한 밀레니얼 세대의 이성관과 결혼관. 그들의 고민을 '결준(결혼 준비)'부터 '돌끝(아이의 첫돌이 끝나는)'까지 단계별로 소개합니다. 당사자 인터뷰와 SNS 갈무리한 내용과 함께 전문가의 관련 제언도 따라갑니다.


멋진 결혼식 명분, 스드메 행군
빡빡한 일정, '웨딩플래너' 필수
'로망' 빠질수록 비용 부담 급증
삽화=신동준 기자


힘들게 결혼 일정을 확정한 커플들은 더 큰 과정을 넘어야 한다. 이른바 ‘스드메’ 코스다. '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메이크업'을 합친 용어인데, 결혼식 및 청첩장에 쓰일 멋진 사진을 만드는 절차다. 최소 400만원 내외의 비용과 함께 엄청난 발품을 팔아야 하는 시기다. 커플에게 최대한의 수익을 얻어내려는, 예식장과 관련 업체들의 교묘하고 끈질긴 상술이 빛을 발하는 때이기도 하다. 신부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예비 신랑들은 ‘스드메’ 스트레스 혹은 ‘공주 놀이’를 즐기는 여친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예비부부 강타하는 스드메플레이션



스드메 궁금녀: 스드메 일정을 기획해 줄 ‘웨딩 플래너’를 만날 예정입니다. 대강의 예산을 알려주세요.

댓글녀1: 최근 수년간의 물가 인상과 각종 추가금이 붙으면서 ‘스드메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2020년 235만 원이었던 스드메 비용이 올해는 평균 441만 원이 됐다는 통계도 있어요. 물론 추가금 요구에 응하다 보면, 비용이 두 배 이상 늘어납니다.

스드메 궁금녀: 그렇다면 플래너 없이 준비하면 될까요?

댓글녀2: 웨딩 플래너는 필요하다고 봐. 일정이 아주 많기 때문이야. 웨딩 촬영과 결혼식 당일 입을 드레스와 메이크업 일정 조율이 필요한데, 최소 예식일 2개월 전에는 해야 해. 드레스 입어보는 투어 일정도 몇 달 전부터 잡아야 함.

스드메 궁금녀: 드레스 입을 때 필수 추가금이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댓글녀3: 드레스숍 투어할 때마다 추가금이 붙어. 드레스 입을 때 도와주시는 분(이모님 혹은 헬퍼님)에게도 하루 몇 시간 도움에 25만~30만 원가량 드려야 해. 오전 일찍, 혹은 저녁 늦게 촬영할 때도 추가금이 붙고, 서울 외 지역에서 촬영하면 출장비가 더 붙어. ‘미친 추가금의 늪’이라고나 할까.

댓글녀4: 메이크업숍도 추가금이 이어져. 스튜디오도 마찬가지. '원본파일값+셀렉추가+보정추가+선보정+액자' 등 추가금이 줄줄이 걸려.

댓글녀5: 돈 다 주고 웨딩사진 찍는데, 원본을 추가로 사야 하는 게 제일 어이없음. 모든 걸 베스트로 하려면 그만큼 추가금 파티인 듯. 그냥 적정선에서 하면 그렇게 골치 아프지는 않음.

댓글녀6: 박람회를 가든 웨딩플래너를 만나든 상담 전에 따로 공부해야 해. 모르고 가면 추가금 덤탱이야.

댓글녀7: 바로 이게 K웨딩의 클라스^^.

댓글녀8: 사실 안 하면 됨. 나는 ‘추가금 드는 건 다 싫고, 무조건 효율적으로 필요한 것만 하고 싶다’고 못 박고 시작했어. 나한테는 플래너가 권하려다가도 말더라.

댓글녀9: 결혼식과 결혼 사진에 대한 로망을 버리면 스드메 부담이 크지 않을 수도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저절로 빠져드는 공주 놀이

스드메 로망녀1: 결혼한 친구들 보면, 당초 간소한 스드메 주장했던 애들도 로망을 불태우던데…

댓글녀1: 스드메 일정을 진행하다 보면, 신부들은 자연스레 공주 놀이에 빠지게 됨. ‘이왕 할 거면 예쁜 게 좋잖아’라는 말에 넘어가면, 결국 최대치로 진행하게 되더군.

댓글녀2: 나도 그랬어. 가성비 위주로 진행하려 했지만, 절대 불가능! 예쁜 옷과 메이크업 추천을 받다 보면 지갑이 열리게 됨.

댓글녀3: 결혼 7년 전에 했는데, 아직도 프사(SNS 프로필 사진)가 웨딩사진이야. 제일 예쁘게 꾸미고 찍었는데, 그래서 후회 없다.

댓글녀4: 웨딩에 로망은 없지만 취향은 있더라고. 나도 ‘로망 없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예약한 것만 2,000만원 ㅜㅜ.

스드메 로망녀2: 나도 이미 지난주에 끝났지만, (예쁜 드레스 입어보는) 공주 놀이 또 하고 싶어요.

댓글녀5: 공주 놀이 재밌고, 드레스 예뻐서 좋죠.

댓글녀6: 드레스 입고 나오면 남친도 친구도 모두 일어나서, 여기저기 각도에서 사진 찍고 난리도 아니잖아요. 정말 공주 된 기분.

스레드 속 '공주놀이'로 검색시 노출되는 게시글 갈무리.


스드메 불만에도 웃어야 하는 예비 신랑



스드메 불평남: 스드메에 400 썼는데, 와이프가 행복해해서 아무 말 안 했음. 이게 결혼생활인가 보다.

댓글남1: 옵션까지 다 해서 400이면 엄청 싸게 막은 거예요. 축하드려요.

댓글남2: 내년 결혼 준비 중인데, 예식장·식비는 어차피 축의금으로 회수되지만 스드메는 답이 없네요. 엄청 비싸면서 알아보기도 귀찮음.

댓글남3: 가격은 둘째치고 저는 솔직히 ‘거기서 거기’ 같은데, 여친이 골라달라고 할 때가 제일 난감해요.

스드메 고민남: 여친이 드레스 입고 나올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댓글남4: (감동의 표시로)두 눈에 눈물 살짝 고이는 게 중요해. 이거 평생 간다.

댓글남5: 인공눈물 준비 필수입니다. 커튼 치면 바로 인공눈물 넣어야 합니다.

댓글남6: 아, 그걸 못 했네 ㅋㅋ.

댓글남7: 난 바닥 치면서 통곡해야지.

댓글남8: 사실 스드메에 들어간 돈 생각하면 눈물이 저절로 핑 돕니다.




결준에서 돌끝까지












자료조사=변한나, 강주형 기자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오피니언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