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비판 확산… "직장인이 무슨 수로?"
작년 33억 아파트 구입 두고 "내로남불" 비판
‘소득을 모아 뒀다가 집값이 안정되면 집을 사라’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유튜브 발언을 둘러싼 후폭풍이 온라인에서 거세다. 누리꾼들은 “평범한 직장인이 소득을 모아서 집을 사는 게 가능한가”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당초 2주택자였던 이 차관이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수도권 아파트 한 채를 매도했다는 점, 1년여 전 배우자 명의로 사들인 다른 아파트와 관련한 ‘갭투자’ 의혹도 일면서 ‘내로남불’ 비난까지 나온다.
李 "지금 집 사려 하니 스트레스 받는 것"
이번 논란은 지난 19일 부동산 관련 유튜브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부읽남TV’ 채널 영상에서 불거졌다. 정부의 10·15 대책 설명을 위해 부읽남TV에 출연한 이 차관은 “주택 가격이 낮은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그동안 모은 현금과 대출을 합쳐 집을 사려 했던 실수요자들에겐 5,000만~1억 원 등을 못 빌리게 된 아쉬움이 분명히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문제의 발언을 꺼냈다. 이 차관은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가격이 최소한 그대로 있거나 낮아지고, 내 소득이 쌓이면 그때 가서 (집을) 사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어차피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고 본다” “너무 실망하실 필요는 없다. 그런 마음을 가지신 분들은 아마 향후 집값이 오른다는 전제를 가지신 분” 등의 말도 했다.
온라인에선 날 선 반응이 쏟아졌다. 해당 영상에는 “일반 서민들이 무슨 수로 돈을 모아서 집을 사느냐”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이게 옳다고 생각하는 사상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다” 등 불만을 표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저렴한 주택을 사는 사람은 열심히 돈 모아서 사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렇다면) 더 비싼 주택을 사는 사람은 더 많은 생산·고용·소비를 하고 세금을 더 많이 낸, 더 열심히 산 사람이다. 사회에 기여가 적을수록 대접해 주고, 사회에 기여가 많으면 약탈해 가는 게 정의인가”라며 정책 방향을 문제 삼기도 했다. 21일 오전까지 이 영상에 달린 댓글은 2,190개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아파트 매도, 5억 차익
이 차관 측의 부동산 재산도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5년 9월 수시재산 등록 사항’에 따르면, 이 차관은 총 56억6,291만 원의 재산을 신고해 현직 고위공직자 중 재산 순위 3위를 기록했는데 이 중 부동산은 43억2,000만 원에 달한다. 눈에 띄는 건 우선 본인 명의인 경기 성남시 수정구 아파트 ‘판교밸리호반써밋’을 최근 팔아 ‘다주택자’ 꼬리표를 뗐다는 점이다. 2017년 6억4,511만 원에 이 집을 매입한 그는 올해 6월 7일 11억4,500만 원에 매도해 시세차익 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 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고 계속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갭투자 의혹마저 제기됐다. 이 차관 배우자가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을 33억5,000만 원에 사들인 뒤, 세입자(전세 14억8,000만 원)를 구해 잔금을 치른 듯한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33억짜리 아파트를 14억에 전세 주고 갭투자한 게 아니냐. 차관님은 갭투자해도 되고 저희는 안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현재 이 집의 최고 호가는 42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차관 측은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했으나 기존 아파트가 그동안 팔리지 않아 입주 시점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었고, 부득이하게 시세(16억 원)보다 저렴한 14억 원대에 전세 세입자를 구한 것”이라며 갭투자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