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에서 조선 왈패로 변신… 로운 "연기 갈증 다 털어냈다"

강유빈 기자
입력
수정 2025.10.21. 오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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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탁류' 로운 인터뷰]
연기 변신 갈증 느끼던 때 '시율' 맡아
처절한 격투 장면 5일 연속 촬영하기도
"탁류, 제대 후 30대 책임져 줄 작품"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탁류'에서 장시율을 연기한 배우 로운. 디즈니플러스 제공


“분장을 마치고 휴대폰을 봤는데 어떤 각도로도 얼굴 인식이 안 되더라고요. ‘이건 됐다’ 싶었죠.”

멀끔한 미남 이미지로 로맨스 주연을 도맡아온 배우 로운(29)이 거뭇거뭇한 수염에 헝클어진 머리, 땀과 흙먼지를 뒤집어쓴 왈패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17일 최종회가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사극 ‘탁류’에서다. ‘얼굴을 갈아 끼웠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로운을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왕해와 격투에서 다 토해냈다"



'탁류'는 조선 중기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한강) 마포나루를 배경으로 인물들의 권력 투쟁과 생존 다툼을 다룬 9부작 드라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하고, KBS 드라마 ‘추노’로 잘 알려진 천성일 작가가 극본을 썼다. 품삯은커녕 매질을 당하는 일꾼과 나루터의 패권을 쥔 왈패, 이들의 뒤를 봐주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탐관오리 등 먹고 먹히는 착취의 고리가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탁류'의 한 장면. 디즈니플러스 제공


로운은 노역꾼으로 근근이 살아가다 과거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왈패 무리에 합류하는 장시율을 맡아 극을 이끈다. 배우로서 연기 변신에 갈증을 느끼던 시기 운명처럼 만난 캐릭터다. 그는 “이제껏 밝고 강아지 같은 역할을 많이 맡았다”면서 “나에게도 말하지 못한 외로움이 있고, 그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작품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름을 불려선 안 되고, 돌아갈 집도 없는 시율을 연기하며 개인적으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캐릭터를 통해 내 안의 굴곡과 외로움을 시원하게 털어내는 것 같았다”는 게 로운의 고백이다.

드라마의 압권은 액션신이다. 생존과 구원, 그리고 복수를 위해 시율은 주먹과 낫, 칼을 휘두른다. 정제된 대련이 아닌, 처절한 격투다. 마포나루 왈패들의 엄지(대장)인 덕개(최영우)와 맞붙는 장면은 낮에는 연습하고, 밤에는 촬영하는 식으로 5일을 꼬박 찍기도 했다. 로운은 “사실적인 액션이어서 좋았다”며 “정말 옆에 있는 것 같은 촬영 구도가 마음에 들어 몇 번을 돌려봤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신은 왕해(김동원)와의 마지막 싸움이다. 로운은 "스스로 주체가 안 될 정도로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고, 집중도 잘 됐다"며 "모든 것을 다 토해낸 연기였다"고 설명했다.

"제대 후 다양한 모습 보여주고 싶어"

'탁류'에서 마포나루 왈패 무덕(박지환)과 시율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 디즈니플러스 제공


꼼꼼하기로 유명한 추 감독의 연출과 베테랑 선배들의 조언도 그를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시켰다. 로운은 “재촬영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며 “감독님 말씀처럼 더 나은 그림을 찾기 위한 ‘영점 맞추기’ 과정이라 생각하니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시율을 왈패의 길로 이끈 무덕 역할의 배우 박지환은 현장에서 그의 ‘정신적 지주’같은 존재였다. 로운은 “촬영 막판 나도 모르게 긴장감이 풀렸을 때 지나치지 않고 ‘다시 해보자’ 말해줘서 고마웠다”며 “배우로서 태도와 감각을 일깨워준 선배”라고 했다.

이달 말 군입대를 앞둔 로운은 '탁류'를 “30대를 책임져줄 작품”으로 꼽았다. “‘저 친구 저런 것도 두려워하지 않네. 이것도 믿고 맡겨도 되겠다’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제대 후 연기 각오도 다졌다.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내려놓을 준비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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