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구원, 전관 재취업 창구 전락… 10년간 42명 재취업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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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승 의원, 금융·자본·보험연구원 전관 분석
전 부총리·금융위원장·정책실장 등 연구원행
김용범 정책실장·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거쳐
연구기관 요건에 '당국 차관 이상' 모셔오기
게티이미지뱅크


금융권 3대 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에 최근 10년간 경제부처 ‘전관’ 42명이 초빙연구위원, 비상임연구위원 등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원이 ‘1급 이상’, ‘차관급’ 등의 자격기준을 제시하면서 전관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3개 금융권 연구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에 전관 10명, 비상임연구위원에 9명이 재취업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에는 15명, 보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에는 8명의 전직 관료가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연구원에는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임종룡, 은성수, 김주현 전 금융위원장이 직을 마친 뒤 초빙연구위원으로 일했다.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연구원, 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보험연구원에서 초빙연구위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연구원을 거친 뒤 다시 현직으로 복귀했다. 최상목 전 부총리는 기재부 1차관을 내려놓은 뒤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낸 뒤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에 적을 뒀고, 이후 금융감독원장을 마친 뒤 다시 보험연구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현직 장관급 인사 중에서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이억원 금융위원장(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 자본시장연구위원 초빙연구위원)이 차관을 거쳐 금융권 연구원에 사무실을 차렸다.

경제부처 전관의 금융연구기관행은 이들 연구기관의 임용 시스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초빙연구위원제도 운영요령을 보면, 임용자격기준으로 △금융당국 차관급 이상 △사원은행 대표 경력을 두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운영세칙을 통해 △1급 이상 또는 차관급 △사원기관 및 유관기관 대표 경력 △중앙은행 및 금융감독기관 경력 △국내외 대학 교수 및 연구기관에서의 탁월한 성과 인정 등을 요건으로 뒀다.

이 의원은 “민간 금융기관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운영기관에 금융당국 고위직 출신이 재취업해 실질적 연구 기여 없이 거액의 보수를 수령해 가는 것은 문제”라며 “초빙연구위원 임용자격 기준을 확대하고 성과관리 기반을 마련해 금융업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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