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자도 개운치 않고, 활동 후 탈진 증상
수면 관리 등 자기점검… 가벼운 운동 효과적
뚜렷한 원인 없이 반년 지속 땐 만성화 가능성
긴 추석 연휴 이후 누구나 하루이틀은 늘어지기 쉽다. 문제는 ‘며칠만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버텼는데,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다.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고, 가벼운 활동 뒤엔 오히려 탈진이 심해진다. 업무나 학업 집중력이 확연히 떨어진다면 단순한 명절 후유증을 넘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명절 후유증은 수면·식사 시간의 불규칙, 과음·과식, 장거리 이동과 가사 노동이 겹치며 생기는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를 말한다. 보통은 일주일 안팎 지나면 자연스레 회복된다. 반면 만성피로증후군은 뚜렷한 원인 없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활동 후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며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수면이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어지럼증, 기억력·집중력 저하, 심박동을 인식해 불쾌한 기분이 드는 '심계항진'이 동반된다.
연휴가 끝난 뒤 며칠이 지나도록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으면 '자기점검'이 필요하다. 우선 수면을 바로잡는다. 평일과 주말의 취침·기상 시차를 줄이고 낮잠은 짧게 제한해 밤잠의 질을 지킨다. 욕심내서 무리한 운동을 지속하는 것도 금물이다.
김양현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연휴 직후 피로는 보통 생활 리듬을 회복하면 개선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도 평소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피로감이 이어지고 비회복성 수면 등 여러 증상이 겹친다면 만성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주간 햇빛 노출과 야간 인공 빛 차단으로 생체 리듬을 되찾고, 가벼운 운동은 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생활습관의 개선으로도 피로가 가시지 않거나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만성피로증후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빈혈, 갑상선 기능 이상, 간 기능, 신장 기능, 혈당, 비타민D, 철분 상태 등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알아볼 수 있다. 또 수면장애나 우울, 불안, 약물 부작용 여파는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김 교수는 “장기간 이어지는 피로감이 만성피로증후군일 수도 있지만, 다른 질병의 원인으로 피로감이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며 “피로감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 여부 감별과 조기 발견을 위해 빠른 시간 내 적절한 검사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 방문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