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캄보디아 송환' 64명 주말 집중 수사… '무더기 영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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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9.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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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기서 집행 체포영장 20일 새벽 시한 만료
범행 가담 정도·강제성 등 따져 구속영장 신청
8월 사망 한국 대학생 20일 부검…한-캄 공동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경찰이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64명에 대해 주말 내내 집중 수사를 벌였다. 체포영장 기한 만료까지 시간이 촉박한 탓에 이들이 각각 저지른 범죄의 경중을 빨리 파악하는 게 급선무여서다.

19일 경찰청은 "체포 상태로 조사받는 인원이 많은 만큼 체포 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합동대응팀(단장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전날 오전 8시 35분 대한항공 전세기를 동원해 캄보디아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 대부분 20, 30대로 반바지와 반팔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다. 경찰은 호송을 위해 190여 명을 투입했으며 기내식으로는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포크나 나이프 등이 필요 없는 샌드위치가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환 대상자 중 59명은 캄보디아 범죄 단지 '웬치'에서 조직적 범죄에 가담했다가 현지 당국의 대규모 검거 작전 때 붙잡힌 사람들이다. 자진 신고로 구출된 나머지 5명도 추후 범죄 혐의점이 드러났다. 이들은 충남경찰청(45명) 경기북부청(15명) 대전경찰청(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1명) 등 전국 관서로 압송됐다. 리딩방 사기에 이용된 통장 명의자로 알려진 피의자에 대해 서대문서는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밖에도 상당수가 사기 범죄 관련 혐의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무더기 영장 신청' 가능성도 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송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노쇼 사기 등에 다 연루된 사람들"이라며 "현재는 추가 범죄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망 대학생 부검 후 유해 송환 논의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한 남성(가운데)이 18일 경기북부경찰청 차량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경찰은 1차적으로 피의자들의 범죄 가담 정도를 가리는 데 총력을 쏟았다. 한국 시간 기준 18일 새벽 3시쯤 국제법상 한국 영토로 간주되는 우리 국적기에 탑승하자마자 체포했는데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체포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20일 새벽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려면 적어도 이날 밤까지는 범죄 사실을 확인한 뒤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른바 취업 사기에 속아 입국했다가 납치·감금 등 피해를 겪고 범행을 강제당했거나 대포통장에 쓰일 계좌를 단순히 대여해 주러 갔다가 범죄에 휘말리는 등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한 이들은 불구속 조사할 수도 있다.

한편, 캄보디아 사망 한국인 대학생에 대한 부검이 20일 실시된다. 8월 8일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부검은 시신이 안치된 프놈펜 소재 턱틀라 사원에서 한국-캄보디아 공동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와 담당 수사관 등 7명이 19일 출국했다. 경찰은 부검 후엔 화장 등 절차를 거쳐 유해가 빨리 송환될 수 있도록 캄보디아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대포통장 모집조직 소속 20대 A씨가 구속되는 등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었다. A씨는 숨진 박씨의 대학 선배 홍모씨(지난달 구속 송치)로부터 박씨를 소개받고, 통장을 개설하게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시킨 혐의(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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