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해체 과정에서 실종 인지한 듯
스페인 경찰 "실종 시점 수사 중"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1919년 작품 '기타가 있는 정물'이 전시를 위해 수도 마드리드에서 남부 도시 그라나다로 옮겨진 뒤 사라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스페인 경찰이 이동 도중 피카소 작품이 사라진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크기 12.7×9.8㎝인 작은 작품 '기타가 있는 정물'은 개인 수집가 소유로, 그라나다의 한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 이달 9일부터 전시될 예정이었다.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었던 카하그라나다 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시회가 열리기 전 주 금요일(3일), 운송 회사 소유 차량이 예정대로 마드리드에서 온 작품을 배달하기 위해 문화 센터에 도착했다"며 해당 작품이 문화센터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 재단에 따르면 모든 이동 작업은 폐쇄회로(CC)TV 감시 아래 차량에서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엘리베이터에서 전시장으로 매끄럽게 이어졌으며, 피카소 작품을 포함한 예술 작품들은 주말 동안 전시장에 무사히 보관됐다.
전시 관리자는 그 다음 주 월요일인 6일 오전에 작품 포장을 해체해 방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방 안에 남은 전시품 중에는 피카소의 '기타가 있는 정물'이 없었다. 재단은 "주말 동안 녹화된 영상을 검토한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림이 사라진 시점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해당 작품은 약 60만 유로(약 10억 원)의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카소 작품은 유난히 도난 당하는 일이 잦다. CNN에 따르면 2019년 네덜란드의 한 미술 탐정이 20년 전 프랑스에서 도난당했던 '도라 마르의 초상화'를 찾아냈는데, 그 가치는 2,800만 달러에 달했다. 2021년에는 그리스 경찰이 피카소의 '여인의 머리' 작품을 10년 만에 찾아냈고, 지난해에는 벨기에에서 '테트'라는 제목의 작품이 발견됐다. 경매에 나온 피카소 작품 중 최고 가치는 2015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알제의 여인들(버전5)'로, 1억7,937만 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