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성추문' 연루된 영국 앤드루 왕자, 왕실 작위·칭호 포기

곽주현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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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 공작' 등 작위 및 훈작 포기
"나에 대한 비난이 왕실에 부담"
미성년자 성착취 등 혐의는 부인
영국 앤드루(가운데) 왕자가 윌리엄(왼쪽) 왕세자와 그의 부인 캐서린 왕세자비와 함께 지난달 1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린 켄트 공작부인 캐서린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이자 고(故)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65) 왕자가 '요크 공작'을 포함한 자신의 칭호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밀접한 관계가 밝혀지며 평판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이날 자발적으로 자신의 작위를 반납하고 영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높은 훈장인 가터 기사단 왕실 기사 훈작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국왕 및 직계 가족들과 논의한 결과, 나에 대한 지속적인 비난이 폐하와 왕실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항상 그래왔듯 가족과 국가에 대한 의무를 우선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는 부인했다. 대표적인 것이 과거 엡스타인과 친하게 지내며 그가 소개해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했다는 혐의다. 올해 초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버지니아 주프레는 앞서 자신이 17세였던 2001년 런던에서 앤드루 왕자가 자신을 성착취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영국 앤드루(왼쪽) 왕자와 찰스 3세 국왕이 지난달 1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린 켄트 공작부인 캐서린의 장례식이 끝난 뒤 성당을 나서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앤드루 왕자는 주프레가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2022년 금전 대가를 지불하고 합의했으나, 끝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그는 엡스타인과 2010년 이후 모든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듬해에도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영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 받는 중국인 사업가와의 친분 관계가 밝혀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2022년에는 튀르키예의 한 백만장자와 지인 사이의 법정 분쟁 과정에 이름을 올리면서 복잡한 금융 거래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앤드루 왕자는 이미 '현직 왕족'이 아니었으며 '전하(HRH)'라는 칭호 사용도 중단된 상태였지만, 왕실 내 역할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여전히 왕자로 남으며 왕위 계승 순위(8위)도 그대로 유지한다. BBC는 "그의 전 부인은 더 이상 요크 공작 부인이 아니지만 딸들은 계속해서 공주라는 칭호를 가진다"며 "그는 2078년까지 개인 임대 계약을 맺은 윈저의 자택인 로열 롯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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