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엇갈려… 10월 추이 지켜봐야"
수입물가가 석 달 연속 올랐다. 고환율과 고유가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압력이 누적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5.43(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2% 올랐다. 7월 이후 석 달째 오름세다. 원재료는 원유가 올랐지만 천연가스(LNG)가 내리며 광산품을 중심으로 0.1% 하락했다. 중간재는 1차 금속제품과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올라 0.5% 상승했다. 자본재는 0.2% 내렸고 소비재는 0.1% 올랐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국제유가와 환율 모두 오른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이 8월 배럴당 평균 69.39달러에서 9월 70.01달러로 0.9% 비싸졌다. 지난달 평균환율도 전월보다 0.2% 오른 1,391.83원을 기록했다. 다만 환율 효과를 뺀 계약 통화 기준 수입물가 상승 폭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여지는 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0월 들어 현재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전월 대비 7.3%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7% 상승했다"며 "국제 유가와 환율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어서 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환율 상승세에 석탄·석유제품과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6% 오른 129.50으로 집계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95.34)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올라 2023년 7월 이후 27개월 연속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수입가격(-5.2%)이 수출가격(-2.1%)보다 더 크게 하락한 결과다. 이는 우리나라가 수출대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지표로,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