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과 정릉 등 조선왕릉 9곳서
서오릉·동구릉 야간 탐방 투어도
조선왕릉을 무대로 역사와 문화유산의 가치를 되짚는 행사 '2025 세계유산 조선왕릉축전'이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17일부터 26일까지 선릉과 정릉, 서오릉과 동구릉 등 조선왕릉 총 9곳에서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로 6회째인 행사는 서울 강남 한복판 선릉에서 17일 개막제를 열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융합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18, 19일 이틀 동안 개최되는 주제 공연 '성종, 빛을 심다'. 선릉의 주인인 조선 성종을 주인공으로 한 창작 역사음악극이다. 성종이 재위 기간 '악학궤범'을 펴내 당대의 예악을 집대성한 점을 소재로 삼았다. 조선 궁중 음악을 담당한 장악원의 악공들이 음악을 대하는 정신과 태도를 오늘날 세계의 사랑을 받는 K팝과 연결한다.
연출을 맡은 신동일 감독은 "선릉은 능 밖의 현대 도시와 능 안의 과거가 만나는 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성종이 심은 씨앗이 수백 년을 지나 오늘날 문화 예술로 피어나고 있음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21일부터는 26일까지는 정릉에서 선릉으로 가는 숲속 언덕길을 무대로 야간 투어 '왕가의 산책'도 개최한다. 미디어아트 전시를 곁들인 프로그램으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가야금·해금 등의 전통 공연도 볼 수 있다. 경기 고양시 서오릉과 경기 구리시 동구릉에서도 야간 탐방 투어인 '야별행'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오릉과 동구릉에선 조선 왕과 문무백관이 능을 방문하는 장면을 재현하는 '조선능행'도 진행된다. 서오릉에선 18일과 19일 영조가 부친 숙종의 묘를 방문하는 행차를 연출한다. 동구릉에선 25일과 26일 고종이 양아버지인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문조)와 태조의 묘를 참배하는 공연이 예정돼 있다.
능행차 공연이 없는 주말엔 능의 관리자인 능참봉이 등장해 왕의 능행을 맞이할 준비를 소개하는 '능참봉이 들려주는 왕릉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능별로 토크콘서트와 음악회, 야외 방탈출 프로그램 '조선명탐정'과 전통 공예 체험 행사 '왕릉오락실' 등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