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40% 주기로 했어" 김건희 육성 울려퍼진 법정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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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녹음 "11시50분까지 넘어가야 된대요"
"개인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게 낫잖아요" 공개
증권사 직원 "HTS 거래 유선 보고, 흔치 않아"
재판부, 강혜경 증언 두고는 "모두 전문증거"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와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하던 증권사 직원의 통화 녹음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통화 녹음 중에는 김 여사가 "계좌에 있는 전체 주식을 빨리 옮겨야 한다" "40%를 주기로 했어" "이걸 11시 50분까지 해야 된대요"라고 말한 내용 등이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1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김 여사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첫 공판기일과 마찬가지로 검은 정장과 굽이 없는 검은 구두, 뿔테 안경을 쓴 채 법정에 나왔다. 왼쪽 옷깃에는 수인번호 4398이 적힌 뱃지가 붙어 있었다.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이따금 변호인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기도 했지만, 김 여사는 대부분 허공을 응시하거나 별다른 움직임 없이 재판 내용을 들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미래에셋증권 전 직원 박모씨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할 당시 매일 장 마감 후 잔고와 매매 현황을 전화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4개를 관리했다. 박씨는 "영업점에서 직접 거래한다면 보고를 하지만 홈트레이딩서비스(HTS)로 주식을 거래하는데 일일이 보고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선 김 여사가 "블록으로 좀 팔고 그리로 옮기겠다" "이걸 11시 50분까지 해야 된대요" "사이버 쪽에 내가 40% 주기로 했어"라고 말한 내용도 공개됐다.

특검 측이 "김 여사가 사이버 쪽 사람들에게 이익금의 40% 주기로 약정한 걸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묻자, 박씨는 “그렇게 보인다”고 대답하며 "일반적이진 않은데 이런 식으로 하는 분들이 시장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사이버 쪽 사람들'이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측은 '사이버'라는 표현과 관련해 "HTS를 잘 모르는 사람이 사이버란 표현을 쓰지 않는가"라고 물었고 박씨도 "제 기억에 사이버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날 공개된 음성 중에는 김 여사가 박씨에게 개인 휴대폰으로 통화하자고 하거나, 무선 인터넷 용 '에그' 사용법을 묻는 내용도 있었다. 특검은 김 여사가 통화 녹음이 남는 영업점 전화 대신 개인 휴대폰을 쓰고, IP 주소기록이 남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에그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명태균 게이트'를 처음 알린 강혜경씨도 이날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증언석에 섰다. 강씨는 명태균씨가 50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김 여사에게 제공했고, 여론조사 대금 대신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면서 "명씨가 여사가 준 선물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씨의 진술이 "모두 명씨에게 들은 것"이라며 검사 측에 "전문 증거라 증거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나중에 명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관련 혐의를 다시 따져보기로 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김 여사 측이 증인신문 조서 등 증거에 동의함에 따라 당초 증인으로 신청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증인신청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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