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선교사의 호소… "제발 오지 말라, 한국인 몸값 가장 비싸"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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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4.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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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년간 100명 안팎 구조한 오창수 선교사
"청년이 월 1000만 원 벌 수 있는 직장 없다"
올해 8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3명의 머그샷. 11일 캄보디아 국영 AKP통신이 보도한 사진으로 이들은 현지 검찰에 의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AKP통신 홈페이지 캡처·뉴스1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된 한국인 피해자 수십 명을 구조해 온 현지 선교사가 "젊은 한국인이 할 만한 일이 이곳에는 없으니 제발 오지 말라"고 호소했다. 관광·지인 방문 등이면 모르겠지만, '구직·취업'이 목적이라면 절대로 캄보디아를 찾지 말라는 당부였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교민회장인 오창수 선교사는 13일 오후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 인터뷰에서 "(범죄 조직들 사이에서) 한국인들은 몸값이 제일 높다. 보이스피싱 수익을 잘 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대개 한 명당) 1만 달러(약 1,430만 원)에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팔아넘겨진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피해자들 중 대부분은 온라인 구직 광고에 유인돼 캄보디아로 온 뒤, 폭행과 협박 속에서 보이스피싱·불법 도박 운영 등에 강제 동원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 선교사는 최근 2, 3년간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100명 안팎을 구조했다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10여 명을 구조했다가 지난해 30~40명, 올해는 벌써 50명 이상"이라며 "대부분 취업 사기로 캄보디아에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과 같은) 저개발 국가에서 한국인이 한 달에 1,000만 원을 벌 수 있는 직장은 없다. (고액을 준다는) 사기에 속아서 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 사태와 관련해 "(강제 노역을 하는 청년을) 구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오지 않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가 고문 끝에 숨진 지역인 캄보디아 남부 깜폿주(州)의 보코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선교사는 "이미 중국 흑사회 조직이 온라인 범죄 거점으로 삼은 곳"이라며 "파피용도 탈출하지 못할 정도의 요새 같은 곳으로 아직도 그 안에는 구조를 기다리는 한국인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경찰의 조속한 현지 파견도 촉구했다. 오 선교사는 "하루빨리 '코리안 데스크'가 들어와야 한다"며 "캄보디아 프놈펜 경찰청에 우리 경찰들이 들어가서 같이 공조하고 합동 수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캄보디아에 주재 중인 한국 경찰 영사는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측에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포함한 양국 경찰 간 협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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