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서 생활가전·전장 탄탄
증권가 "전장 1,100억원대 이익 추정"
미래 먹거리 냉난방 공조도 선전
LG전자가 3분기(7~9월)에 7,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4년 3분기보다 8.4% 줄었지만 증권가 전망치를 14.7%나 웃돌았다. TV 사업이 여전히 부진했음에도 고속 성장 중인 전장(電裝·자동차 전기장치)과 시장 지위를 유지한 생활가전에서 선방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액 21조8,751억 원, 영업이익 6,889억 원을 올렸다는 내용의 잠정 실적을 알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8.4% 줄어든 수치다. 다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매출 21조2,278억 원, 영업이익 6,005억 원)보다는 나은 실적이다. LG전자는 "통상 환경 변화로 인한 관세 부담,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만 50세 이상이거나 수년 동안 성과가 낮은 직원 중 희망자에 한해 실시한 희망퇴직 등 비경상 요인이 전년 동기 대비 전사 수익성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잠정실적에서는 사업별 세부 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아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전장과 생활가전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주완 대표이사(CEO)가 "전장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전장에선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3분기 전장에서 영업이익 1,100억 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에 큰 힘이 됐고 사업 모델도 제품에서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램프, 전기차 구동 부품 사업에서도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생활 가전이 사업 경쟁력과 시장 지위를 튼튼히 다졌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TV 사업 부진... 희망퇴직 비용 반영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북미·중남미·중동·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용 냉각 설루션 등 대형 수주가 이어진 효과다. HVAC 전담 조직인 ES 사업본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복합 시설에 고효율 칠러(대형 냉각기)를 공급하는 등 글로벌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TV 사업을 포함한 MS 사업본부는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TV 판매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가 증가했고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웹 OS(LG전자의 스마트 TV 운영체제) 내 광고 사업 고도화와 콘텐츠 확대를 비롯한 수익구조 다변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다른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TV 수요가 탄탄한 '글로벌 사우스(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