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 구형 서버 교체 움직임도
SK하이닉스, 회로 설계 등 10개 직무
하반기 대규모 경력·신입 공채 나서
삼성전자, 25일 GSAT 채용 절차
경력 수시 채용·유학생 러브콜도
'세 자릿수' 신입 공채 병행
삼성도 대규모 신입 공채
AI 열풍에 메모리 수요 폭증
"2027년까지 호황 지속"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회로 설계, 설계 검증 등 10개 직무에서 경력 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로 전해졌다. 특히 설계 분야 인재를 적극 영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향후 고객사 요구를 반영한 '고객 맞춤형(커스텀)' HBM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밀한 반도체 설계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우수한 설계 인력을 영입해 AI 서버와 모바일, 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7~12월) 대규모 신입 공채도 진행하고 있다. 설계·소자·연구개발(R&D)·공정·양산 기술 등의 직무에서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3월과 7월, 9월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신입사원을 뽑았고 같은 해 12월에는 신입 생산 인력도 모집했다. 올해 또한 매달 경력직 수시 채용과 함께 3월 상반기 신입 공채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들어 또 다시 신입·경력 동시 충원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또한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25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른 후 면접 등의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또한 경력직을 수시 채용하는 한편 우수 외국인 유학생도 뽑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당수 인력이 반도체 부문(DS)"이라고 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1·2위 기업이 동시에 인재 확보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막 오른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인력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근 AI데이터센터(AIDC) 투자 붐과 맞물려 HBM과 같은 고성능 D램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월 90만 장 규모의 D램 웨이퍼(반도체 원판) 공급을 요청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두 회사가 생산하는 HBM 월 생산량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렇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모바일·PC에 들어가는 범용 D램 가격마저 뛰고 있다. D램 공급량이 줄어든 반면 전 세계 IT기업들의 구형 서버 교체 움직임으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 보고서에서 이 같은 AI발(發) 메모리 호황기가 상당 기간 이어져 2027년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