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조희대 때리기' 야 '이진숙 챙기기'... 추석 밥상머리 쟁탈전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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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앞 여론 몰이... 국감 주도권 다툼
이 대통령 '예능 출연' 두고 신경전 가열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영록 전남지사가 3일 전남 구례에서 열린 5일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뉴스1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명절 연휴를 앞두고 여야 간 '밥상머리 민심 쟁탈전'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등을 정조준하며 '사법부 때리기'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경찰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논란을 쟁점화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상대를 겨냥하기 위한 이슈몰이 성격도 엿보인다.

민주당은 3일에도 '조희대 때리기'에 집중했다. 당 지도부가 나서 "대법원장은 법 위에 있는 특권적 존재가 아니다"(조승래 사무총장) "국민들이 앞으로도 사법개혁도 꾸준히 해달라고 한다"(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 등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전날 방송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 청문회 논란에 대해 "소수 판사들이 재판을 권력으로 썼고, 그 모습을 국민이 목도했다"며 "재판이 권력이 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러한 여론전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국감 출석을 이끌어 내고 추석 연휴 이후 사법개혁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여권의 포석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추석 전 검찰청 폐지 실현과 전날 사상 코스피가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한 것 등을 성과로 부각시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국감 불출석 논란과 이 전 위원장 체포를 부각하며 맞불을 놨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이 전 위원장을 전격 체포한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항의방문해 "추석 밥상에서 '절대 존엄' 김현지를 내리고 이진숙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정권의 막후 실세로 겨누고 있는 김 부속실장을 지키려고, 정권 차원에서 이 전 위원장을 무리하게 체포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특히 이 전 위원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음에도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을 두고 직권남용이라며 경찰 수사관과 영장 청구 검사, 영장 발부 판사 3인을 고발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도 "권력기관의 이런 행패는 유신독재 시절에나 일어나던 일"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장동혁(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이진숙 전 방성통신위원장 체포에 대한 항의방문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연휴 이후 '국감 주도권' 샅바싸움



여야 간 충돌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수습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이 대통령 부부의 TV 예능 출연을 둘러싼 공방으로 번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적 재난으로 지금도 국민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한가하게 예능 (사전 녹화본을) 촬영하고 있었다면 대통령 자격 없다"고 비판하면서다. 이에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주요 참모들과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며 주 의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한다"고 반발했다.

여야 간 격돌은 오는 13일부터 시작하는 국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샅바싸움으로 해석된다. 특히 13일, 15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감이 잡혀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방통위 국감(14일)과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실 대상 국감(11월 6일)도 이 전 위원장과 김 부속실장 논란으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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