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김영진 "지도부, 추미애 법사위 고민해야"
강성 지지층 겨냥 선명성 경쟁 여권에 부담으로
내란 척결 강조한 지도부, 올해까지는 '마이웨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여당 내부에서 지도부의 강경 행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쓴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이 여권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경고다. 다만 정청래 대표 등 강성파들은 내란 척결과 개혁 완수를 위해 속도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여전하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특별히 잘못도 없는데 대통령 지지도가 50%, 52%가 나오고 민주당 지지율도 정권 교체 이후 사상 최저"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조희대 청문회'를 진행했던 (추미애) 법사위원장 등 많은 사람이 왜 이런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이날 엠브레인·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NBS)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57%로 2주 전인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국정운영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도 55%로 직전 조사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26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5%로 직전 조사에 견줘 5%포인트 하락한 최저치였다.
'조희대 청문회' 강행 등 강성 기조에 따른 피로감에 민심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가 됐는데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며 "국회 법사위가 재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너무 소모적이고 국민들 보시기에 적절한 법사위 운영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에도 법사위의 조희대 청문회 개최를 두고 "급발진"이라고 지적했다.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법사위에 과도한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상황에도 우려가 나온다. 김 의원은 "법사위가 마치 대한민국 국회의 표본인 양 보이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나라가 지금 그 문제 가지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친명계 다른 의원도 "묵묵히 일하는 의원들이 많은데 법사위에만 시선이 쏠리다 보니 민주당 전체가 마치 '전쟁'이라도 치르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의원들이 대놓고 말은 안 해도 지도부가 변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내란·김건희·채 상병 3대 특검이 마무리되는 올해 말까지는 ‘내란 척결’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방침이다. 일단 "밀린 개혁 숙제부터 해치워놔야 내년부터 민생, 경제를 챙길 수 있다"(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계속 밟아야 넘어지지 않는다"며 "검찰 개혁의 마무리 작업, 사법개혁안, 가짜조작 정보로부터 국민 피해를 구제하는 개혁도 추석 이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에도 "지금 개혁의 페달을 밟지 않으면 개혁의 자전거는 쓰러진다"며 자전거 개혁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