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수출, 미국에 2배 늘 때 중국은 제자리걸음, 왜?

박민식 기자
입력
수정 2025.09.30. 오후 7:25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대한상의, 최근 10년 소비재 수출 분석
TV·디젤차 지고, 전기차·식품·화장품 뜨고
서울 중구 대한상의 건물.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 소비재 수출을 이끌며 상위권에 있던 TV와 패션용품 등 '국민 효자품목'이 대거 후퇴하고, 그 자리를 전기차, 식품, 화장품 등 K콘텐츠와 결합한 신흥 소비재가 차지해 주력 품목 세대교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소비재 수출이 약 2배 늘어날 때, 중국에는 한류 문화 확산을 금지한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이 내려져 수출 규모는 제자리걸음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30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최근 소비재 수출 동향'에 따르면 10년 전에는 우리나라 소비재 수출 상위권에 없었던 전기차(46위→2위), 식품(11위→6위), 화장품류(16위→7위), 중고차(17위→9위) 4개 품목이 상위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전기차는 2014년 1억4,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이 2024년 101억 달러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약 7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화장품류는 같은 기간 약 5배(6억→32억 달러), 식품은 약 3배(11억→33억 달러), 중고차(가솔린)는 약 5배(6억→29억 달러)로 늘어나 새로운 주력 수출품목으로 부상했다.

반면 과거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불렸던 디젤차(2위→11위), TV(7위→77위), 세제·비누·치약 등 기타 비내구소비재(8위→13위), 모자·장갑 등 의류부속품(9위→20위) 등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한상의는 "자동차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출 소비재 1위 품목이지만 글로벌 탈탄소 기조와 친환경 차량 수요 확대로 가솔린·디젤차 수요가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가격과 고품질 이미지 등 한국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로 중고차는 물론 화장품, 식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쏠림 심화... '한한령' 중국 비중 답보

우리나라 화장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10년 사이 화장품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사진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한국 소비재 수출 지형도 '미국 쏠림'이 심화했다.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소비재는 387억 달러 규모로 전체 수출의 39.1%를 차지해 단연 1위였다. 10년 전(2014년 203.1억 달러, 26.5%)보다 무려 12.6%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국에 수출한 소비재 규모(63.6억→66.9억 달러)는 제자리 수준을 보였다. 여전히 2위를 유지했으나 비중(8.3%→6.7%)은 1.6%p 줄었다. 그사이 한한령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역시 0.7%p 하락했다. 반면 캐나다(3.4%→5.4%), 네덜란드(0.5%→1.3%)와 카자흐스탄(0.6%→1.7%), 키르기스스탄(0.1%→1.5%) 등 신흥국이 약진했다.

소비재 수출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6%씩 성장하며 전체 수출 성장률(1.8%)을 상회했다. 특히 자본재·원자재와 비교해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해 수출 안정축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재는 상대적으로 경기 사이클에 덜 휘둘리고 K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해외진출 기반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전략 품목을 선별해 집중 육성한다면 안정적인 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