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취향' 진실은…  특검, '이우환 그림 수수' 혐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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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기소 27일 만에 특검팀 첫 소환
특가 뇌물 혐의… 대부분 '진술 거부'
중개 지인에 "여사 취향 알아봐달라"
김상민 "이우환 아닌 화백 2명 답변"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김 여사의 재킷 왼쪽에는 수인번호 '4398'이 적힌 흰색 배지가 부착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가 재판에 넘겨진 지 27일 만에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고가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제공받았다는 '매관매직' 혐의와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그림 구매를 중개한 지인을 통해 '여사 취향'을 알아본 점에 주목하고, 그림의 최종 종착지가 김 여사가 아닌지 추궁했다.

특검팀은 25일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소환조사했다. 김 여사가 김 전 검사로부터 '윤 전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이 있는' 이 화백 그림을 제공받았다는 게 특검팀의 의심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그림 수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 여사는 앞선 조사에선 "이 화백의 그림은 위작이 많아서 나라면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해당 그림이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 장모집에서 발견된 경위 △김 전 검사의 인사청탁 여부 등을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김 여사가 대부분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실제 조사시간은 1시간 50분에 그쳤다. 다만 '그림을 관저로 가져다놓은 적이 있냐'는 특검팀 질문엔 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2월경 김 여사에게 시가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 화백 그림을 제공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이달 18일 구속됐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총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경선 배제(컷오프)됐지만 넉 달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장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공천과 공직 임명에 도움을 줬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의 최대 과제는 공여자와 수수자로 지목된 양측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최종 수수자를 입증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지인인 미술업계 사업가 강모씨 등 중개인과 대화하며 '김 여사 취향'을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김 여사가 그림을 수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검사가 강씨에게 김 여사 취향을 알아봐달라고 하자, '윤형근·박서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형근·박서보·이우환 화백은 한국 단색화의 거장이란 공통점이 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에게 '이 화백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거듭 물었다.

반면 김 전 검사 측은 '김 여사 취향을 맞추려고 했으면 윤형근·박서보 화백 그림을 선물했어야 했다'고 맞서고 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초 김진우씨로부터 '투자 가치 있는 미술품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지인을 통해 작품을 추천해줬고, 구매 대금은 김씨에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림 잘못 샀다'는 얘기를 들을까 봐 김 여사 취향을 알아봤을 뿐이라는 취지다. 김 여사는 지난해 초 김씨가 집에 걸어놓은 사진을 보여줘서 그림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는 입장이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800298'. 경매 사이트 캡처


'공무원이 아닌' 김 여사를 뇌물죄로 겨누는 특검팀 앞엔 '윤 전 대통령의 인지 여부 입증'이라는 산도 남아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역시 적절한 시점에 불러 필요한 조사를 한꺼번에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머물며 불응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조사가 될지는 미지수다.

그림값의 출처는 또 다른 쟁점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와 김진우씨 모두 그림 구매 당시 1억 원대 현금 인출 내역이 없어서 제3자가 자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일각에선 그림 구매 대금을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댔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런 정황이 확인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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