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샤넬백 받은 적 없다"고 했지만... 열흘 뒤 감사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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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소장]
특검 "샤넬백이 '청탁 대가'라는 것 인지"
"김건희, 통일교가 尹 도와주는 것 알아"
김건희 여사가 소환조사를 위해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전·현직 영부인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공개 출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예진 기자


김건희 여사가 대선 과정에서 통일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키맨'이었던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에게 두 차례 전화해 감사 인사를 표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3일 한국일보가 김 여사의 공소장을 분석한 결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가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봤다. 김 여사는 건진법사 전성배(64)씨의 요청에 따라 윤씨에게 전화해 “전씨가 전화를 주라고 했다.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며 “한학자 총재님께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통화 시기는 2022년 3월 30일로 20대 대선 직후다. 특검팀은 윤씨가 김 여사의 전화를 받고 전씨의 영향력을 확인했으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윤 전 대통령에 줄을 대는 '투트랙' 청탁을 마음먹었다고 봤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샤넬백 2개와 목걸이 등 총 8,293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고, 이는 통일교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특검팀은 △2022년 4월 7일(802만 원 샤넬백과 천수삼농축차) △7월 5일(1,271만 원 샤넬백과 천수삼농축차) △7월 29일(6,220만 원 상당 그라프사 목걸이)에 선물이 건네졌다며 시점까지 특정했다.

전씨는 "물건을 잃어버려 전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김 여사도 "선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특검팀은 두 번째 샤넬백이 전달된 이후인 7월 15일 김 여사의 통화 녹음을 반박 증거로 봤다. 김 여사는 이날 전씨 요청에 따라 윤씨에게 전화해 금품 제공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전씨를 통해 윤씨에게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통일교 교인들을 가입시켜 특정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도 공소장에 적시했다. 특검팀은 "윤씨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 단체의 조직, 재정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과 그 주변 정치인들의 정치 활동 및 선거운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윤씨는 2022년 11월 전씨와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 권리당원으로 가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윤씨는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하냐" "윤심은 어떠냐"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권성동 의원)이다. 규모는 과시할 정도면 좋겠다"는 취지로 응답했다. 그러나 권 의원이 2023년 1월 초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자, 통일교 쪽에서 지지할 '윤심' 후보를 김기현 의원으로 바꿨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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