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수업 불참자 예정대로 유급시키되
계절학기 등으로 학점 채우면 정상진급
의대생 '특혜', 3월 복귀생과 형평성 논란
전국 의대들이 '의대 2,000명 증원' 정책 등에 반발하며 동맹휴학해온 의대생들을 2학기 수업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일단 지난 1학기는 유급 처리하되 향후 계절학기 등으로 학점만 채우면 지난 3월 복귀생들과 동일하게 진급할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전국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17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의대생 복귀 방안에 뜻을 모았다. 의총협은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해 다음 주 교육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총장들이 의견을 모은 건 크게 두 가지다. ①올해 1학기 수업에 불참해 유급 대상이 된 8,000여 명(제적 46명 포함)은 예정대로 유급시키되 ②이 학생들이 2학기에는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적에 유급 기록이 남고 등록금은 돌려받을 수 없지만, 계절학기 등으로 학점을 채우면 공백 없이 진급할 수 있게 된다. 서류상 유급 처리해 원칙은 지킨 것처럼 하면서 진급할 길은 열어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본과 4학년은 임상실습 위주로 배우는 데다 졸업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한 학기 늦은 내년 8월에 졸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총협 회의에 참석한 한 대학 총장은 "내년에 26학번이 입학하면 의대는 트리플링(24·25·26학번이 1학년 과정을 동시에 배워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한데 이러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데 총장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동맹휴학했던 24·25학번이 2학년으로 진급할 길을 열어두기로 했다는 얘기다.
휴학 의대생들이 공백 없이 진급하려면 각 대학이 학칙을 바꿔야 한다. 계절학기로 상당히 많은 학점을 채워야 정상진급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선 이수학점 제한 등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의대생들을 위한 학사유연화 조치라 '특혜'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정부와 학교의 말을 믿고 3월 복귀한 의대생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의총협 관계자는 "오늘은 큰 틀의 원칙만 합의한 것"이라며 "학교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