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항일정신 기린다"…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 우즈베키스탄 기묘국제대 명예박사

이태형 기자
입력
수정 2025.10.22.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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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종억 통일문화연구소 이사장(왼쪽)이 알리세르 바호보프 타슈겐트 기묘국제대학교 이사장으로부터 철학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출처:통일문화연구원
고려인 강제이주지인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 ‘고려인 항일 독립운동가 추모비’를 세운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기묘국제대학으로부터 철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라 이사장은 20일(현지시간) 학위 수여식에서 “이번 명예박사는 한국과 중앙아시아가 문화와 학술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확산하는 노력에 대한 의미 있는 평가”라며 “양국의 미래세대가 상호 이해와 협력의 기반을 넓혀 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묘국제대는 49개 학과에 약 4만5천 명이 재학 중인 우즈베키스탄 최대 규모의 사립대학으로, 라 이사장의 한국·중앙아시아 간 문화·학술 교류 및 평화 증진 공로를 인정해 명예박사를 수여했다.

라 이사장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그는 2019년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 ‘고려인공동묘지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2020년 12월에는 조선일보·현대병원·고려인협회와 함께 ‘고려인 우호기념비’를 세웠다.

우슈토베는 1937년 스탈린의 명령으로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들이 강제이주 열차로 처음 도착한 곳으로, 많은 고려인이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라 이사장은 “우슈토베 추모공원은 한국인에게는 역사를 되돌아보는 장이자, 고려인에게는 민족 정체성을 찾고 한민족으로서 동질감을 고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념과 국경을 넘어 ‘동족은 하늘처럼 소중하다(同族如天)’는 뜻을 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없는 민간외교의 연결자 역할이 통일문화연구원의 존재 이유”라며 “봉사는 조용히 하는 것이 아니라 널리 알려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 이사장은 1998년 탈북민의 정착과 교육을 돕기 위해 통일문화연구원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국내 탈북민의 자립 지원과 문화 교육에 주력했지만, 이후 활동 범위를 ‘탈북민 교육’에서 ‘고려인 교육’으로 확장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팍스탄 자치공화국 정부와 협약을 맺고 한국어·문화 교육을 통해 현지 청년들의 한국 대학 진학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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