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주가조작' 김범수 무죄…法, 檢 직격 "별건수사로 진실 왜곡"

지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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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1. 오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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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공모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1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법원을 떠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1일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된 김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주)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기간 중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 매수가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시세조종으로 볼 순 없다고 판단했다.

카카오 매수가 시세조종성 주문과는 차이가 있으며, 시세를 정상가보다 높게 고정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시장에서 이후에도 SM 주가가 오를 거라는 전망이 있었다며, 시세조종이 아닌 물량확보 목적이었다는 피고인들의 진술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또 SM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은밀한 경영권 인수가 정해지거나 공개매수 저지 논의 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특히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시세조종을 공모했다는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허위로 봤다.

재판부는 "이씨는 이 사건뿐만 아니라 별건으로도 조사를 받았고, 별건 압수수색 이후 이전 진술을 번복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무죄 주문을 읽어내려간 뒤 이례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고 일부는 구속도 안 됐을 것"이라며 "이씨의 허위 진술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건과 별다른 관련성 없는 별건을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 수사하는 방식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수사 주체가 어디든 이제 지양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선 펀드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김 센터장은 선고 후 "오랜 시간 꼼꼼히 자료를 챙겨봐 주시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검찰은 판결 내용을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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