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도심에서 쥐를 봤다는 신고가 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대대적인 쥐 잡기 운동 이후 도시에선 쥐를 보기 쉽지 않았는데, 최근 늘어난 이유도 날씨와 무관치 않다고 합니다. 쥐는 전염병을 옮길 수도 있어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구자형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유동 인구가 20만 명에 이르는 서울 신림역 바로 옆 대로변. 한낮인데도 도로 빗물받이 틈새에, 사람들이 오가는 인도 앞까지 쥐가 돌아다닙니다.
어른 주먹만 한 쥐 한 마리는 사람이 근처까지 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먹이 먹는데만 정신이 팔렸습니다.
쥐 출몰 신고가 잦은 지하철역 앞 화단인데요. 눈으로 봐도 쥐구멍이 7곳이 넘습니다.
인근 주민
"(쥐를) 잡았거든 작년에. 근데 올해 또 왔더라고. 해마다 그렇게 생겨요. 징그러워 그냥 발에 걸려."
신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구청 관계자
"쥐 민원 건수가 2024년에는 이제 33건이었는데, 25년 8월 18일 기준으로 16건이에요."
쥐는 주로 여름에 번식합니다. 그런데 최근 더운 날이 많아져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습니다.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먹이 구하기는 어려워졌는데, 특히 폭우가 잦아지자 야행성인 쥐가 대낮에도 먹이를 구하러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양영철 /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비 오는 날은 활동을 잘 안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동안에 이제 막 이틀이다 3일이다 하면 굶주린 거죠. 굶주린 쥐들은 낮에도 활동을 합니다.”
갑작스레 나타난 쥐에 놀라는 건 둘째 문제, 쥐는 출혈열 등의 각종 감염병을 옮기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담당 부서가 없어 개체수 집계나 확실한 방역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위생과가 없어서 따로 민원을 받는 곳이 없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쥐덫을 놓거나 쥐약을 쓰는 게 유일한 대책인데, 반려동물이나 야생 동물이 희생될 수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구청 관계자
"길고양이라든가 다른 동물들도 먹이에 접근할 수 있어서, 쥐가 좋아하는 먹이로 유인을…. 다른 동물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쥐의 개체수가 더 급격히 증가하기 전에 지금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TV조선 구자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