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범수가 꼼짝달싹 못하면 끝"…'허위진술 모의' 녹취록 입수

정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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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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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원이 어제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검찰 수사 방식을 질타했습니다. 전직 카카오 임원이 검찰에서 한 허위 진술이 거의 유일한 증거라고 본 겁니다. 검찰 수사 초기 그 전직 임원이 사모펀드 회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검찰의 목적은 김범수다. 검찰이 원하는 걸 주면 끝나나.' 이런 내용이 담겼습니다.

정해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3년 2월, 카카오는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내놓은 건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입니다.

"카카오와 사모펀드 '원아시아'가 공모해 주가를 조작"했고 "브라이언, 즉 김범수 창업주가 컨펌했다"는 진술입니다.

검찰은 김범수 창업주에게 자본시장법 최고 형량인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사실상 유일한 증거지만 허위 진술"이라며 카카오의 모든 관계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JTBC는 재판부가 지적한 이 '허위 진술'을 할지 논의하는 거로 의심되는 통화 녹취록을 확인했습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2023년 11월 24일.

이 전 부문장은 사모펀드 측과 통화에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데 그냥 그들(검찰)이 원하는 걸 주면 끝나나?" 말합니다.

"김범수가 목적"이라며 "김범수가 시세조종을 알았는지 몰랐는지만 원하는 것 같다"고도 덧붙입니다.

이에 사모펀드 회장은 변호사와 상의하겠다고 답합니다.

"김범수가 인지했거나 공모했다고 증언하고 나와서 김범수가 꼼짝달싹 못하면 끝나는 거냐"고 묻겠다는 겁니다.

이 전 부문장은 "확인 좀 해달라"고 합니다.

닷새 후, 실제 검찰 두 번째 조사부터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법원은 별건 수사로 압박해 받아낸 진술은 믿을 수 없다며 검찰을 질타했습니다.

당시 이 전 부문장 부인도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JTBC는 앞서 이 전 부문장과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별건 수사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준호/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2024년 8월) : 검찰에서 이제 별별 사적인 것까지 다 끄집어내서. 만약에 기사를 쓰실 거면 저를 쓰지 마시고. 지금 사실은 가장 이슈가 될 건 김범수 구속이잖아요. 그게 진짜 특종이겠죠.]

검찰은 별건 수사로 진실을 왜곡했다는 재판부 지적에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오원석 영상디자인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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