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한국인 대상의 범죄를 조사한 결과 가해자는 대부분 한국인이었습니다. 특히, 조직의 총책 가운데 한국인이 있는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첫 영상 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K팝이 흘러나오는 방 안.
온몸에 문신을 한 남성 두 명이 소파에 앉아 있습니다.
모두 한국인으로 영상 제보자에 따르면 '약에 취한 상태'입니다.
한국인들로부터 돈을 뜯어 간 한국인 총책과 그 일당입니다.
데이트를 해 준다며 돈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부터 도박사이트 승률을 조작하고 딴 돈을 출금하려면 추가금을 입금하라 요구하는 사기까지 저지른 범죄 유형도 다양합니다.
조직원을 통제하기 위해 마약을 강요하고 고문도 일상입니다.
캄보디아 사태를 촉발시킨 대학생 사망자 박모씨도 마약강요와 고문으로 숨졌습니다.
함께 일하다가도 못견뎌 도망가고 그렇게 또 잡혀 오면 폭행 당한 뒤 또 다시 일을 해야 하는 캄보디아 웬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섞인 지옥같은 공간입니다.
양팔 가득 문신을 하고 누군가에게 전기충격기를 갖다 대며 크게 웃는 이 남성은 도주자나 그 가족을 협박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이 남성, 지난 7일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과 마지막까지 함께 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숨진 여성은 대포통장 모집책이었는데 이 조직에도 통장을 납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조직 총책부터 말단 직원, 협력하는 또 다른 업체의 모집책까지 범죄 장소만 캄보디아일 뿐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의 상당수가 한국인인 겁니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제보자는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총책이나 중간관리자로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피해자를 모집하고 데려오는 한국인이 중간에 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국내를 오가는 말단 뿐 아니라 현지에 자리 잡은 윗선까지 조직 전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배송희 영상디자인 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