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국 정상 '병풍' 세운 채…트럼프만 돋보인 '가자평화선언'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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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이집트에서 가자지구 종전을 촉구하는 평화선언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의미있는 첫걸음이란 평가도 나왔지만,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불참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를 사실상 독차지해 30개국 정상들을 '병풍'으로 세우면서 뒷말도 남겼습니다.

워싱턴 정강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 단상에 올랐습니다.

1단계 휴전 합의 직후, 3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첫 대규모 국제회의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한 일을 해냈습니다. 마침내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등 4개국은 이 자리에서 '가자평화선언'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비롯해 가자지구의 재건과 인도적 지원, 그리고 단계적 무장 해제를 포함한 20개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정상회의는 이집트 엘시시 대통령이 공동 주재했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독무대처럼 진행됐습니다.

트럼프는 정상들을 '병풍'처럼 뒤에 세운 채, 한 사람씩 호명하며 출석을 확인하듯 연설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제 뒤에 서 있는 분들, 왜 서 있기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연설을) 짧게 하겠다고 약속할게요. 오래 세워두지 않을 겁니다. 위대한 정상들이잖아요.]

회의장엔 웃음이 터졌지만, 이미 시선은 트럼프 한 사람이 독차지했습니다.

이를 두고 르몽드를 비롯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성과만 부각했을 뿐,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빠져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 트럼프가 자화자찬을 쏟아냈지만, 휴전이 계속 이어질지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생존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은 약속대로 이뤄졌지만 하마스는 사망 인질 유해 대부분을 넘기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하마스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등이 포함된 2단계 협상은 벌써 난항이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문진욱 영상편집 박주은 영상디자인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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