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억 넘는 혈세 쓰고도…끝나지 않은 상황
[앵커]
넓게 펼쳐진 초록 잔디 그 끝엔 허름한 철제문이 보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로 들어오면서 외교부는 공관 이사와 리모델링 비용으로만 21억원을 썼는데, 행사 공간이 이렇게 허름하다보니 정작 사용도 못하고 고급 호텔을 전전한 겁니다. 연휴가 끝나면 APEC 등 외교무대가 펼쳐질텐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민관 기자입니다.
[기자]
청와대를 떠나 한남동 외교장관 관저로 입주한 윤석열 전 대통령.
외교 장관은 2번 이사를 거쳐 삼청동 옛 대통령비서실장 관저는 외교 행사용으로 쓰기로 하고 실제 거주는 궁정동 관저로 최종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 역할을 못 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지만, 외교부는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조태열/전 외교부 장관 (2024년 10월) : (삼청동) 행사동이 중규모 이상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굳이 주거동에 붙어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사용 건물 리모델링에만 15억 5천만 원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현실은 엉망이었습니다.
관저 정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주차장.
테니스장에 잔디를 깔아 연회용 정원으로 개조했지만 담벼락은 마치 공사장 가림막처럼 허술해 보입니다.
간이출입문에 자물쇠도 걸려있습니다.
[홍기원/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 장소가 협소할 뿐 아니라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근사하게 보여야 하는데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게 지하주차장 철제문입니다. 그런 곳에서 외교행사하는 경우는 없거든요. 대접받으러 간 게 아니라 허름한 곳에 초청받아 간 느낌이 날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준공 이후 외교부 장관 주재 귀빈 초청행사는 단 한 건도 열리지 못했습니다.
대신 호텔을 빌려 행사를 치렀는데 여기에 들어간 돈만 36억 5000만 원이 넘습니다.
삼청동 관저에서 열린 행사는 내부 직원 워크샵 등 7건이 전부입니다.
게다가 조현 장관은 자택에서 출퇴근하느라 궁정동 관저는 현재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이미 58억원 넘는 세금이 투입됐지만, 아직도 이사는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박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