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JTBC가 통일교 내부 회계자료를 입수했습니다. 2022년 대선 직전 한학자 총재의 '특별지시 프로젝트'란 명목으로 100억원대 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검도 같은 자료를 입수해 사용처를 추적 중입니다.
먼저 이자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이자연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22년 초, 통일교는 100억원대 자금을 조성합니다.
JTBC는 '세계본부 지원현황'이란 제목의 통일교 내부 회계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로비를 총괄한 윤영호 씨가 본부장으로 있던 바로 그 세계본부입니다.
2022년 1월 24일, 세계본부 산하 효정글로벌통일재단에서 통일교 세계본부로 50억원이 전달됐다고 돼 있습니다.
'2021년 TP 지시 특별 프로젝트비 1차'란 명목입니다.
TP(True Parent)는 참부모님의 영어 약자로 한학자 총재를 뜻합니다.
이틀 뒤인 1월 26일에도 2차 TP 지시 특별프로젝트란 명목으로 49억 7899만원이 지급됐다고 나와 있습니다.
한 총재의 특별 지시로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 100억원이 통일교 세계본부로 입금된 것으로 보이는 기록입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이 자금추적을 한 결과, 1월 24일 효정글로벌 계좌에서 58억원이 전달됐고 다음날인 25일, 역시 효정글로벌 계좌에서 49억 7899만원이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검은 한학자 총재의 특별지시로 자금 100억 원이 실제로 조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100억원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통일교 측은 JTBC에 "불법한 목적으로 비자금 100억원을 마련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2022년 대선 직전 통일교가 만든 100억원의 행방이 앞으로의 특검 수사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영호 씨는 특검에 "아프리카 세네갈의 선거를 돕는데 썼다"고 진술했는데, 구속되기 전 JTBC에는 다른 해명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정해성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정해성 기자]
통일교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조성한 100억원을 어디에 썼는지 추적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를 불러 캐물었습니다.
윤씨는 "아프리카 세네갈 선거 지원금 등으로 썼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세네갈에선 2022년 7월 국회의원 선거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구속 직전 JTBC와 통화에서 한 말과는 전혀 다릅니다.
윤씨는 취재진에게 "북한에 코로나 백신을 보내려고 예산을 책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한학자 총재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하려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는 겁니다.
특검은 세네갈 등 해외 정치인의 선거를 돕는 데 썼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위한 '대선 지원금'일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특검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 재정국장 이모 씨가 한학자 총재 비서실장 정원주 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 주목합니다.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이기도 한 이씨는 "당시 선거를 앞두고 한 총재가 금전적 지원을 했다"고 문자에 적었습니다.
특검은 100억원이 조성된 2022년 1월뿐 아니라 3월 대선 전후로 범위를 넓혀 통일교 산하 기관들 사이 금융거래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100억원 외에 추가로 정치자금이 전달됐을 가능성까지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다만 통일교의 여러 기관 계좌가 이용돼 자금의 출처와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걸로 전해집니다.
특검은 수사 기간 연장을 통해 확보한 30일 동안 대선 지원금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입니다.
[화면출처 유튜브 'VOA Afrique' 'FRANCE 24']
[영상취재 이주원 영상편집 박수민 영상디자인 조승우 신재훈 유정배 황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