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총회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24일) 새벽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세계 정상들 앞에서 교류와 관계 정상화, 비핵화를 축으로 하는 대북 평화 구상을 제시했는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대통령보다 먼저 연단에 올라 연설했는데 유엔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곧바로 뉴욕을 연결합니다.
정강현 특파원, 이 대통령의 첫 유엔 연설이었죠.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이 대통령의 유엔 기조연설은 약 20분 분량이었습니다.
연설 도중 간간이 박수도 터지면서, 주요국 정상들의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우리나라가 불법 계엄 사태를 극복했단 점을 강조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습니다.]
[앵커]
연설의 핵심은 한반도에 비핵화를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은 크게 세 단계로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혔습니다.
남북 교류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관계 정상화를 실현한 다음, 비핵화에 이르는 단계적 해법입니다.
단계별 영어 약자를 따서 'END 한반도 평화구상'이라고 명명했는데, 남북 갈등을 끝내겠다는 상징적 의미도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대통령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교류, 관계 정상화, 비핵화,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이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동안 북한 측 자리에 한 두명의 인사들이 앉아서 경청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앵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도 5년 만에 유엔 총회 연설을 했는데,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신 유엔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데 연설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자신이 7개의 전쟁을 끝냈다면서 유엔은 무능하다고 직격했는데요.
심지어 연설 도중 프롬프터가 멈춘 것까지 거론하면서 유엔을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유엔이 했어야 할 일(종전)을 내가 해야 했다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불행하게도 유엔은 그 어떤 사안도 돕지 않았습니다. 내가 유엔에서 받은 건 두 가지, 고장난 에스컬레이터와 고장난 프롬프터뿐입니다.]
[앵커]
두 정상의 연설 가운데 입장이 엇갈리는 대목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했는데, 이 대통령은 유엔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제 생각에, 기후변화는 세계를 상대로 벌어진 가장 큰 사기극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든, 여러분도 여기에 연루돼 있습니다.]
[인류의 존망이 걸린 기후 위기 대응을 선도해 온 유엔의 노력에 세계 각국이 화답해야 합니다.]
또 이민자 정책과 관련해서도 한미 정상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는데요.
이어서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불법으로 미국에 온다면, 감옥에 가거나 본래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더 먼 곳으로 보내질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모든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민자 관련 양국 정상의 발언은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유엔 총회장에서도 특히 관심을 끌었던 대목입니다.
당초 한미 두 정상이 약식 회담이라도 할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아직까지는 만났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문진욱 영상편집 이화영 영상디자인 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