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도 안 돼 1만원 홀랑…심각하다는 초등학교 인근 상황

이희령 기자
입력
수정 2025.09.18. 오후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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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결제내역 본 학부모 "소름 쫙"
'마주친 어른에 돈 요구 말라' 학교 공문도

[앵커]

학교 인근에 인형뽑기 가게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중독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게 근처에서 마주친 어른들에게 돈을 요구해 문제가 발생한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학교까지 나왔습니다.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교 시간이 되자 인형 뽑기 가게는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한 초등학생이 자리를 잡고 능숙하게 카드를 넣습니다.

실패, 또 실패.

10분 사이에 4번이나 결제를 했습니다.

[초등학생 : {매일 와요, 혹시?} 저는 자주 와요.]

[초등학생 : 중독성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얘 중독이에요.} 네, 중독이에요.]

돈을 얼마나 쉽게 쓸 수 있는 구조일까.

방금 게임이 끝났습니다.

제가 만원을 결제했는데 뽑은 건 이 작은 인형 하나뿐이었습니다.

사실상 만원으로 이 인형을 구입한 셈인데요.

만원을 쓰는 데에 시간은 3분 30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1천원에 2게임인데, 1만원을 내면 23게임을 할 수 있어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합니다.

[초등학생 : {친구는 얼마 했어요?} 1만원이요.]

이런 탓에 학부모들 걱정이 큽니다.

윤모 씨는 얼마 전 아이가 2주 사이에 20만원 넘게 쓴 걸 알게 됐습니다.

[윤모 씨/초등학생 학부모 : 아이 체크카드 거래 내역을 살펴보니까 더 소름이 끼쳤어요. 초 단위, 분 단위로 결제된 내역들이 너무 빼곡했기 때문에요. 단순히 용돈을 소비하는 그런 게 아니라 심각한 중독의 형태를 보이는구나.]

아이들이 인형 뽑기를 하기 위해 돈을 구하러 다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학교는 "인형뽑기 가게에서 학생들이 주변 어른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도를 바란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습니다.

사회적 문제로 커지자 한국도박문제 예방치유원은 안내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때때로만 성공해 반복을 유도하고 요령이 있다는 착각을 하도록 하는 등 여러 사행성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로 학교 인근에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고 이용 횟수에 제한이 없어 아이들이 중독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재식 방극철 영상편집 류효정 취재지원 강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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