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순직 해병 수사의 남은 '윗선'은 이제 윤석열 전 대통령 뿐입니다.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지던 시기,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장관의 통화내역을 전수 분석했더니, 두 사람은 'VIP 격노설'이 불거진 다음 날 가장 자주, 가장 오래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유선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 사실을 인정한 건 딱 한 번입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4년 5월) : 순직한 사고 소식을 듣고 국방부 장관에게 이렇게 질책을 했습니다. 앞으로 대민 작전을 하더라도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
해병대 수사 결과를 듣고 격노했는지 물었는데 사고 직후에 질책했다고 동문서답하면서 답변 회피 논란이 일었습니다.
실제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이 실종되고 한 시간 뒤쯤 전화해 3분 조금 넘게 통화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날 외엔 통신기록이 나와도 통화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년 6월) : 02-800-7070, 누구랑 통화했습니까? 누구랑 통화했습니까!]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 (2024년 6월) :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시기 두 사람의 통화가 집중된 날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박정훈 대령이 한 방송에 나와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다음날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2번 전화해 20분 넘게 통화했습니다.
한 방송에서 'VIP 격노설'이라는 말이 나온 다음 날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9차례에 걸쳐 46분 52초 동안 통화했습니다.
채 상병이 순직한 날부터 2개월 동안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이렇게 자주 또 오래 전화한 날은 없었습니다.
이 전 장관이 국회에 나가 특정인을 빼라고 한 적 없다고 말한 날에도 윤 전 대통령에게 전화해 17분 넘게 통화했습니다.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 (2023년 8월) : 잘못을 엄중히 처벌해야 하지만 죄 없는 사람을 범죄인으로 만들어서도 안 되는 것이 장관의 책무입니다.]
개정된 군사법원법은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수사기관이 독립해서 판단할 수 있도록 개입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사외압 의혹의 몸통, 이 전 장관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구본준 김미란 영상편집 최다희 영상디자인 조성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