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정민 "재능보다 '노력파'…제가 가진 재능은 시키는 대로 잘하는 것"

안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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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14.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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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재능은 '고집'이 별로 없는 것…특히 영화 찍을 때는 감독의 생각에 대한 '확신' 갖고 임해"
"연상호 감독님과 세 번째 인연…만화가여서 그런지 '원하는 그림'이 명확해 연기할 때 재미있어"
"이번 역할에서 '도장' 새기는 법 배워…피아노·랩 등 '배우는 과정' 거쳤기에 캐릭터 소화에 용이해"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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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씩 천천히 욕심 부리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 다양한 배역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기대하게 하는 배우 박정민씨를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박정민/배우 :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올해는 작품 활동보다는 이제 출판사 대표 일을 하시느라 바쁘셨죠? 뭐가 더 재미있어요? 배우 일 하시는 거랑.

[박정민/배우 : 아 배우 일이 재밌죠. 배우 일이 조금 더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렇기 때문에 재밌는 건 배우 일이 더 재밌습니다.]

[앵커]

만약에 내 자식이 배우나 출판사 대표 둘 중에 하겠다고 하면은?

[박정민/배우 :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려 놔야죠. (둘 다요?) 아 그럼요 (왜죠?) 너무 고역이니까. 물론 뭐 다 둘 다 재미있는 직업이지만 그냥 내가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가 이 고행을 또 한 번 겪겠다라고 하면 아 좀 답답할 것 같아요.]

[앵커]

이렇게 훌륭하게 잘 해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박정민/배우 : 뭐 그럴 수 있는데요.]

[앵커]

어쨌든 안 된다 알겠습니다. 이번에 배우로서 이제 영화 '얼굴' 돌아오셨어요. 물론 이거는 찍어놓은 게 공개가 됐는데 미스터리 장르인데 어떤 내용인지 좀 직접 설명을 해 주실까요?

[박정민/배우 : 이제 눈이 보이지 않는 전각 장인 도장을 파는 이제 아버지가 계시고 그의 아들이 어머니가 없이 한 40년을 지냈어요. 근데 40년 만에 어떤 경찰서에서 이제 어머니가 백골의 사체로 발견이 됐다고 연락이 오고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조금씩 깊이 이제 알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죠.]

[앵커]

저희 지금 월에 띄워놓은 이 역할 1인 2역을 하셨잖아요. 이거는 그 아버지.

[박정민/배우 : 특히 제가 젊은 아버지를 연기를 하다 보니 이제 그 시절을 추적해 나가는 그 아들로서 조금 더 감정적으로 좀 도움을 받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제가 했던 거니까.]

[앵커]

연상호 감독님하고는 인연이 꽤 깊잖아요. 페르소나라고요.

[박정민/배우 : 아 그분이 페르소나가 많아요. 페르소나의 자리를 차지하려면 그분이 시키는 거 다 해야 합니다.]

[앵커]

연기를 직접 해 주시지도 않나요? 가르쳐주는 차원에서 디렉팅 할 때.

[박정민/배우 : 제가 첫 영화가 '염력'이라는 영화였거든요. 제가 감독님 그때 디렉션을 저한테 어떻게 해 주셨냐면 "자 박 배우 여기서 이렇게 한 번만 해줘" 그래서 "예?" "이렇게 한 번만" 해서 "알겠습니다." "오케이" 하고 넘어갔어요. 제가 그때 너무 수치스러운 거예요.]

[앵커]

그런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박정민/배우 : 약간 그런 걸 좋아하세요. 그러니까 본인이 이제 만화가셨잖아요. 처음에 그래서 본인이 그림이 명확하시거든요. 연기할 때 재밌어요. 감독님 영화 촬영할 때.]

[앵커]

이번 역할을 하시면서 실제로 도장 새기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배우들한테 나눠주기도 하셨다고 직접 새겨가지고. 그리고 이전 작품에서는 뭐 피아노 연주를 직접 할 수 있게 다 하기도 하고 래퍼 역할 하시면 작사 다 하시고 이런 것들이 박정민 배우만의 뭔가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그런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박정민/배우 : 사실 부끄럽지만 그렇긴 해요. 이런 어떤 기술들을 연마하는 그 과정들이 어쨌든 역할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가는 데 도움이 좀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피아노 같은 경우도 그랬고 랩을 배우고 가사를 쓰고 했던 부분들도 확실히 현장에서 제가 그런 과정들을 거쳤기 때문에 촬영할 때도 조금 더 용이한 느낌을 받아요.]

[앵커]

예전에 다른 인터뷰에서 한 걸 봤는데 "나는 노력이다. 재능보다는 노력이다" 그리고 "많은 배우들이 그렇다"라고 하셨거든요. 그냥 타고 났는데 본인이 모르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감히 들기도 하고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는 '내가 가진 재능은 그래도 이런 게 있는 것 같아' 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으세요?

[박정민/배우 : 우선 저는 재능이 제가 뛰어나지 않다라는 건 제가 저의 역사를 알잖아요. 제가 못했던 순간들도 너무 많이 너무 오래 겪었었고 그냥 그런 저한테 무슨 재능이 하나 있다면 시키는 걸 잘합니다.]

[앵커]

훌륭한 재능이죠.

[박정민/배우 : 네, 그래서 고집이 별로 없는 거죠. 그런 어떤 거에서 특히 영화 찍을 때는 나의 생각보다 감독의 생각이 훨씬 더 중요하다. 저 사람이 훨씬 더 나에 대해서 이 영화에 대해서 잘 안다라는 어떤 확신을 갖고 임하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잘 합니다.]

[앵커]

한국 대표 연기파 배우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이병헌 배우와 박정민 배우의 대결이다.

[박정민/배우 : 저 지금 너무 골치가 아파요.]

[앵커]

연상호 감독님께서.

[박정민/배우 : 정말 그거 뭐 말이 안 되고요. 예. 말이 안 되고 제가 너무 좋아하는 선배님이어서 앞에 가면 항상 얼거든요. 제가 근데 갑자기 뒤에서 한 판 붙자 이러는 거 같잖아요. 앞에서 항상 공손하다가 너무 곤란합니다.]

[앵커]

그런데 그런 이병헌 배우가 박정민 배우랑 연기 같이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씀하실 정도니까요.

[박정민/배우 : 아니 뭐 사람들 앞에서 욕할 수는 없으니까요.]

[앵커]

두고 보겠습니다. 어떻게 될지. 박정민 씨가 어느덧 데뷔 15년 차예요. 그런데 한 10년 전쯤에 한 인터뷰에서 "조금씩 천천히 욕심 부리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이제 걸어온 길을 스스로 돌아보면 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박정민/배우 : 욕심 덩어리였던 것 같은데요. 사실 제가 그때 했던 이야기들도 사실 아마 그런 차원이었을 거예요. 제가 욕심이 가장 많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다독이면서 이제 조금 더 앞으로 가보려고 했던 말인 것 같은데. 사실 사람이 어떻게 욕심이 없겠습니까? 항상 그 순간순간 그 욕심이 막 치밀어 오르는데 아직도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내가 해놓고 보니까 진짜 이거 잘한 것 같다 혹은 아 이거는 좀 후회된다 이런 것들이 있다면 한 가지씩 꼽을 수 있을까요?

[박정민/배우 : 둘 다 배우예요.]

[앵커]

아 그래요?

[박정민/배우 : 우선 저는 이 일을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배우를 꿈꿨던 것들을 후회하지는 않는데 배우가 되어 보니 연기 말고 신경 쓸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사람이 어떻게 좋은 생각만 하고 살겠어요. 바른 생각만 하고 살겠어요. 근데 그런 어떤 순간순간 좀 나쁜 생각들이 들어올 때 좀 무서워요. 항상 올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라는 그런 강박을 갖고 갖게 되는 것이 조금 두렵더라고요.]

[앵커]

배우로서의 바람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정민/배우 : 최근에 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성공의 기준을 나부터 좀 뭔가를 바꿔야 되겠다. 이전에는 제가 정말 앞만 보고 달렸다면 천천히 나한테 정말 나도 도움을 받을 만한 어떤 그런 작품들을 만나서 공들여서 오랫동안 관객분들한테 작품을 좀 소개해 드리고 싶다라는 바람이 좀 생겼어요.]

[앵커]

몇 년 전에 쓰셨던 책 마지막 장에 '거기에서 뭐 하세요? 뭘 하시든 고맙습니다.' 이렇게 적으셨잖아요. 그 말씀을 오늘은 그대로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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