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 무르고 터지고"…가을 비·추위에 농가 '울상'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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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가을에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이어진 가을비에 작물이 무르고 터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기 때문인데요.

기온도 크게 떨어지며 냉해 피해도 우려됩니다.

천재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무에 매달린 사과 표면이 쩍쩍 갈라지고 안쪽이 검게 썩어갑니다.

필요 이상으로 수분을 흡수한 과일이 터지는 '열과' 현상으로, 이런 과일은 상품 가치가 없어 모두 버려야 합니다.

이례적으로 잦았던 가을비에 열과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사과밭에서만 15%에 달하는 과일에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종권 / 충주 사천면 사과 농민> "날이 흐리고 비가 보름씩 와서 사과가 다 쪼개지고 빨개지지도 않고 이 기후 때문에 농사짓는 데 너무너무 힘들고…."

김장철 출하 시기를 앞둔 배추는 가을비에 녹아내렸습니다.

이맘때면 단단하게 차올라야 하는 배추는 속이 짓물러 주저앉았고, 잎사귀는 붉게 변했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배추 무름병과 노균병이 확산한 겁니다.

농민들은 녹아버려 상품 가치가 없는 배추를 이렇게 갈아엎었습니다.

올해 햅쌀 수확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앞서 강릉은 올여름 이례적 가뭄으로 벼가 잘 자라지 못했는데 수확 시기 비까지 오면서 작업이 지연되는 등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수확하지 못한 벼가 물을 머금어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발생한 데다, 추워지는 날씨에 품질 저하도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최범순 / 강릉 사천면 석교1리 이장> "논에서 벼는 자꾸 쓰러지기도 하고, 쓰러지면 거기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수발아는 점점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고…."

때아닌 '가을장마'에 전국 곳곳에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이번 주부터는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며 농작물 냉해도 우려됩니다.

올해 이례적인 가뭄과 폭우 등 이상기후에 피해를 보고있는 농민들은 이제는 다가올 한파에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천재상입니다.

[영상취재 박종성 이용준]

[영상편집 김태희]

#사과 #배추 #가을비 #벼 #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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