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도시가스 공급 공사 비용 지원'을 요구하는 민원인이 소 3마리를 끌고 경기 수원시청을 항의 방문해 한동안 소란이 일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3시간가량 고령 남성 민원인 A 씨가 황소와 암소, 송아지와 함께 시청 앞에 머물렀다.
각 소에는 '주민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수원시정 의도는 무엇인가?' '수원시는 정당한 가구에게 주민지원사업을 실행하라' 등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A 씨는 장안구 하광교동 주민으로, 도시가스 공급 공사 비용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어 항의 차원에서 소들과 함께 시청을 방문했다고 한다.
현재 시 상수원(上水源)으로 활용 중인 광교저수지 일대 장안구 상광교·하광교동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총 면적은 1만 197㎢다.
특별관리지역으로 분류되는 상수원보호구역은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목적으로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등 규제가 엄격하다.
상수원보호구역에 거주하는 시민은 생활 속에서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시는 지난 2022년부터 '광교상수원지역 친환경 관리 및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바탕으로 보조금을 투입해 다양한 주민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물환경 및 자연생태환경을 적정하게 관리·보전하고 규제로 불이익을 받는 주민 소득 향상과 복리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주민 지원 사업으로는 △상·하수도 시설 설치 △하천 개량 및 공원화 △농업 관련 시설 지원 및 영농 개선 △공공시설물 설치 및 유지보수 △복지 증진 등이 있다.
A 씨가 거주 중인 하광교동에서는 올해 '도시가스 공급'(복지 증진 사업)을 제외하고 가전제품 구입, 주택 개량, 주택 태양광 설치 등 3개 주민 지원 사업만 추진 중이다.
하광교동이 2022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도시가스 공급을 주민 지원 사업에 포함해 온 만큼, 충분히 진행했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게 시 설명이다.
상광교·하광교동 통장이 대표를 맡는 주민지원운영회는 매년 회의를 거쳐 주민 의견을 수렴, 사업 계획을 수립한 후 시에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후 시는 주민 지원 사업 심의·자문 기구인 '광교상생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반면 A 씨는 이날 시 관계자와 면담 과정에서 "몰랐던 사업이다. 신청에서 계속 배제가 됐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 주민 지원 사업은 각 마을에서 의견을 수렴해 신청받는 사안"이라며 "따라서 저희가 구체적으로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원인께서는 주민 지원 사업 신청 현황에 대한 정보 공개 요청을 하고 돌아가셨다"며 "소를 끌고 오시긴 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