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85% 동결 전망 "금융안정에 무게 둘것"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국은행이 2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등한 부동산 가격 등을 이유로 현행 연 2.5%의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이창용 총재도 지난 2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 동결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네 차례에 걸쳐 시도한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성장과 부동산 가격 상승 어느 쪽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과거 평균에 비해서는 이번 경우에 부동산에 간 부분이 좀 더 컸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의 강한 경고 메시지에 따라 이달 금통위뿐 아니라 다음 달에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 한강벨트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집값을 잡기 위해 서울 전역과 분당 과천 등 경기도 12곳을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3중 규제로 묶는 초고강도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는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차단됐으며 주택담보가치 대비 주택담보대출금액 비율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종전 70%에서 40% 이하로 축소됐다. 정부는 또 이들 지역에서 시가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4억 원, 25억 원이 넘는 경우에는 2억 원으로 세게 조였다.
전문가들도 금통위 역시 경기침체에 대응한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부동산 과열을 자극하지 않는 동결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
최근 금융투자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권 운용 종사자 100명 중 85명이 동결을 내다봤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수도권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오히려 8월 금통위 당시보다 금융 안정 상황이 더 불확실해졌고, 리스크 요인이 더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거세다.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매매가격은 2주 전 대비 0.54% 올랐다. 상승 폭은 0.13% 커졌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로 한은이 인하 시그널을 계속 줘 왔지만, 부동산을 중심으로 금융 안정 우려가 커지면서 인하가 지연돼 왔다"며 "최근 다시 집값이 오르면서 연내 인하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내년에는 금리 인하가 더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11월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되, 금융 안정 측면에서 '눈치 보기'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까지 기준금리는 한 번 정도 인하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