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불 대미투자 협상 구체적 내용엔 말 아껴…"韓경제에 충격 줘선 안돼"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한국과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3500억 달러 대미투자 집행 방식' 등 관세 후속 협상의 핵심 쟁점을 놓고 막바지 교섭을 진행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약 2시간 동안 협상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가) 한두 개라고 말한 것은 쟁점이 많지 않다는 의미"라면서 "오늘도 남아 있는 쟁점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이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진전이 있었고 논의를 더 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에 또 만나기로 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고, 필요하면 화상으로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쪽(미국 측)도 일본에도 가고, 일찍 떠나는 것 같다. 하루 이틀 내 아마 워싱턴DC에서 떠날 거 같아서 추가로 미팅하기 힘들고 필요한 부분은 또 화상으로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말레이시아, 일본 등을 찾기 위해 이번 주 후반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추가 면담이 어렵다는 의미다.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면 되겠느냐'라는 질문에 김 실장은 "협상이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PEC 이전 타결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에게는 어떤 중요한 계기"라고 답했다.
앞서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는 한미 간 관세 후속 협상에 대해 "꽤 마지막까지 와 있다"라고 밝혔었다.
김 실장은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집행 방식을 장기(트럼프 임기 3년 반을 넘어서는 기간의 분할 방식 투자)로 하자는 데 대해 합의했느냐는 질문에 "개별 주제에 대해, 아이템에 대해서 저희가 (공개적으로)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는 "그런 것들은 우리 내부에서 실무적으로 이야기한 게 나간 이야기들"이라면서 "우리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등의 분석도 있고, 미국도 나름대로 국제금융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있고 분석도 있다. 각각 분석을 갖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관세 협상도 중요하고 한미 간에 서로 투자도 중요하지만, 대전제는 우리 대한민국 경제에 충격이 있어서는 안 되지 않느냐"면서 "그래야 합의가 되고 그다음에 이행도 되고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해서는 미국도 이해할 것이고 그 정도 선에서 한 번 더 논의를 해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김용범 실장은 이번이 사흘만, 김정관 장관은 이틀 만에 재차 미국을 찾았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에도 워싱턴DC에서 러트닉 장관과 만나 관세 후속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방미 일정과 관련해 김 실장은 "러트닉 장관과 만난 후 곧바로 애틀랜타로 이동해 (바로)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