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임신부 근무복도 좋아"…일각선 "어두운 색 식별 힘들어"
(서울=뉴스1) 신윤하 박동해 강서연 권준언 유채연 기자 = 경찰이 올해 창경 80주년을 맞아 새로운 경찰복을 공개한 가운데, 현장 경찰들은 어두운 색으로 바뀐 경찰복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민들도 새 경찰복이 "권위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지만, 일각에선 어두운 색상 때문에 단번에 경찰관으로 인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선 새 경찰복이 기능성이 개선된 데다 이전보다 권위가 있어 보여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7월에 공개된 시제품이 옅은 보라색, 회색 계열이라 '권위는 없어 보이고 촌스럽다'는 혹평을 받았는데, 이날 최종 발표된 새 경찰복은 진청색이라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외투와 장구류 등 새 경찰복에는 진청색 계열의 '폴리스 네이비'가 적용됐다. 남색보단 짙고 검은색보단 밝은 색상이다. 남색 바지와 따로 노는 것 같단 평가를 받았던 진회색의 지역경찰관 점퍼도 진청색으로 바뀌었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는 김 모 경위(27·남)는 "7월에 보라색 점퍼로 시안이 나와서 경찰들 사이에서도 욕을 많이 먹었는데 최종적으론 잘 나온 것 같다"며 "점퍼도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색이라 나름 권위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경위는 "10년 전 근무복이 청록색으로 바뀌었을 때도, 경찰 내부에선 검은색 근무복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제복이 진청색이라 경찰 선호도가 상당히 높을 것 같다"고 봤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 중인 50대의 A 경위도 "시민들과 얘기해 봐도 짙은 색이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한다"며 "처음에 (옅은 보라색 시제품을 봤을 땐) 좀 그랬는데 이번에 발표된 색을 보니 좋다"고 전했다.
전체적인 기능성과 조끼·경찰모의 디자인을 놓고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경찰모는 기존의 낮고 평평한 형태가 높고 깊게 바뀌었다.
김 경위는 "기존 모자는 원래 뒷머리 부분이 각지고 평평한 느낌이었는데 두상에 맞게 바뀐 느낌"이라며 "형광 조끼도 원래 공사장 같은 곳에서 쓰는 평범한 디자인이었는데 어느 정도 경찰 조끼 느낌이 들어서 위엄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B 순경(20대·여)은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국제치안산업대전 전시장에서 새 경찰복을 본 뒤 "주머니도 많아서 좋고 진한 남색이 너무 예쁘다"며 "기존 외근복은 외근 조끼를 입으면 말려 올라가서 등을 못 받쳐 줄 때도 있었는데, 새 근무복은 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시민들도 새 경찰복에서 경찰의 권위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어두운 색의 제복이 밤이나 어두운 환경에선 잘 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의경 출신 대학생인 박영욱 씨(26·남)는 "밝은 회색이 내가 생각하는 경찰의 기존 이미지라서 아직 좀 어색하지만 검정으로 통일한 외투가 전보다 예쁘다"며 "다만 조끼나 모자가 없으면 경찰로 단번에 인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장 모 씨(여·25)는 "임신부를 위한 근무복이 추가로 나왔다니 정말 좋다"며 "다만 교통경찰용을 제외하면 형광색이 거의 없는 어두운 색이라 야간에도 식별에 용이한 디자인이나 배색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은 임신부인 여경을 위한 근무복의 편의성과 보온성을 높이고, 기존에 없었던 임신부 점퍼류 2개 종류도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월 옅은 보라색과 회색의 시제품이 새 경찰복인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새 경찰복을 디자인한 계한희 디자이너는 이날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중간에 컨펌이 안 된 (디자인이) 유출 아닌 유출이 되면서 온라인에 잘못 나간 게 있다"며 "폴리스 네이비 컬러는 많은 경찰분들의 니즈가 담긴 색이라서 앞으로 10년 동안, 그리고 그 이후까지 잘 입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