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전 ICBM 발사까지?…北, 대형 발사체 엔진 실험 동향

임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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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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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10월 초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엔진 실험 정황 포착
22일에는 동해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 발 발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달 8일 단행한 탄소섬유 고체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 장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장거리미사일용 발사체를 개발해 온 서해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최근 엔진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첫 공개된 신형 ICBM '화성-20형'의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22일 제기된다.

이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촬영된 위성사진들을 바탕으로 이같이 분석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 촬영된 사진에는 발사장의 수직엔진시험대(VETS)에서 기존에 있던 이동식 기지가 뒤로 빠진 채 이동식 크레인이 들어선 모습이 확인됐다. 인근 활주로에는 각종 호스와 케이블이 실린 여러 대의 카트가 놓여 있었으며, 며칠 뒤인 9월 29일 이동식 기지는 다시 시험대로 돌아왔다.

이후 10월 4일 촬영된 발사대의 배기가스 배출구 사진에선 각종 주황색 잔여물과 연소 흔적이 포착됐다. 주황색 잔여물은 엔진 시험 시 연료와 질산·사산화질소 등의 산화제에서 나온 것이며, 연소 흔적은 엔진 배기가스를 냉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이러한 동향은 북한이 곧 '화성-20형'의 시험발사 단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화성-20형'은 사거리 1만 5000㎞가량의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북한은 이날 오전 8시 10분쯤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 이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을 일주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북미 대화 차단을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이 APEC을 앞두고 '화성-20형'의 발사까지 단행한다면 미국을 향한 더 강력한 전략적 메시지를 던지는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핵 카드'의 값을 높이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이 신형 ICBM의 개발 사실이나 실물을 공개한 뒤 시험발사를 거른 사례는 없기 때문에 늦어도 연내 시험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편으론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움직임일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11월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를 궤도에 올렸다고 주장한 뒤 3기의 위성을 추가 발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5월 한 차례 발사에 실패한 뒤 더 이상의 발사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38노스는 아울러 서해 위성발사장의 확장 및 현대화 작업도 계속 중이라고 전했다. 발사장과 인근 해안도로를 연결하는 터널 입구를 연결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며, 발사장 주변에 새롭게 건설되는 항구는 완공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지난 2008년쯤 완공된 곳으로 알려진 서해 위성발사장은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해 '동창리 발사장'이라고도 불린다.

대형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수직 발사대와 소형 발사체 발사가 가능한 발사 패드, 엔진 연소 시험장, 대형 미사일·로켓에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지하 시설이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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