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원 64명 야스쿠니 집단 참배
(서울·베이징=뉴스1) 강민경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데 대해 일본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으로, 침략 전쟁에 심각한 죄와 책임을 가진 14명의 A급 전범이 봉안돼 있다"며 "중국은 일본 측이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부정적 동향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엄중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린젠 대변인은 "올해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세계 2차대전) 승리 80주년으로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하는 것이 전후 일본 국제 사회 복귀의 중요한 전제 조건이자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발전의 정치적 기초일 뿐 아니라 일본이 평화 발전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이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하며 야스쿠니 신사 등 역사 문제에서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고 군국주의와 철저히 단절하며 평화 발전의 길을 고수하고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 국가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된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에 맞춰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마사카키(真榊)라고 불리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바쳤다.
이시바 총리는 2024년 10월 취임 이후 봄·가을 예대제에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내는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전례를 따른 것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시바 총리의 공물 봉납을 "개인 입장에서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시바 내각의 후쿠오카 다카마로 후생노동상과 기우치 미노루 경제안보담당상도 각각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같은 날 오전 일본 국회의원 64명은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으로 참배했다.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이들은 매년 봄·가을 예대제와 8월 15일 패전일에 맞춰 단체 참배를 해 왔다.
이 모임에는 집권 자민당뿐 아니라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참정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했다.
정당 대표로는 극우 성향 참정당의 가미야 소헤이 대표가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장관급 각료의 직접 참배는 없었다. 하지만 도시 히로유키 총무성 부대신, 오구시 마사키 경제산업성 부대신, 다키나미 히로후미 농림수산성 부대신 등 차관급 3명이 단체 참배에 동참했다.
자민당 차원에서는 다카이지 사나에 총재 체제의 핵심 간부들이 참배를 주도했다. 후루야 게이지 선거대책위원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다카이치 총재의 마음을 담아 참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