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답변 녹음도 없어 수험자 불복 불가"…신뢰·책임 모두 실종"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일부 국가전문자격 면접시험에서 문제별 채점기준 없이 수험자를 평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격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채 자의적 판단에 따라 점수가 부여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공인노무사·산업안전지도사·청소년상담사 등 15개 국가자격 면접시험에서 문제별 채점기준 없이 추상적 평가표에 따라 수험자를 채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8월 20~23일 실시된 산업안전지도사 최종면접시험의 경우 문제별 채점기준은 마련되지 않았고, "탁월·우수·보통·단순·미흡" 등 정성적 평정 척도만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사 자격시험은 산업안전보건법령 관련 지식을 구두로 평가하는 구조로, 평가위원 3인이 팀을 이뤄 수험자의 구술 답변을 평가한다.
공단 자체 점검에서도 채점 방식이 팀별로 다르게 운영된 사실이 드러났다. 두 법령을 모두 답해야 하는 구술문제에서, 일부 평가팀은 1가지 내용만 답한 경우 부분점수를 부여했지만, 다른 팀은 종합적으로 판단해 단일 점수를 매겼다. 총 8개 팀 중 1개 팀은 채점방식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일부 면접위원들은 "세부 채점 근거가 없었다", "상세한 평정 요소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전한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고 의원실은 전했다.
현행 구조에선 수험자의 이의 제기도 불가능하다. 공단은 현재 구술답변을 녹음하거나 보관하지 않고 있어, 채점의 객관성을 사후에 확인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용우 의원은 "불공정·자의적 채점을 막기 위해서는 시급히 문제별 채점기준을 마련하고, 수험자의 답변 등을 녹음·보관해야 한다"면서 "국가자격시험을 채점기준도 없이 제멋대로 운영해온 공단은 수험자를 농락해온 셈이다. 오는 국정감사를 통해 공단 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