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 그리고 앞서 나온 통방문 그리고 한은의 금리결정을 둘러싼 시장의 시각까지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한나기자,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이기자,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유지했는데 이게 벌써 3번째 연속으로 유지한 거고 기간으로 따지면 6개월째 유지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금리유지도 사실은 예상됐던 바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0.25% p씩 인하한 이후 7월, 8월에 이어 10월까지 3차례 연속 유지를 결정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니까 6개월째 금리가 유지된 겁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문에서 유지 결정을 내린 이유로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 안정 상황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이 총재는 "달러-원 환율이 대미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 미중 무역 갈등 재부각 등으로 상당폭 상승했다"라며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와 거래량이 다시 확대됐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유지 결정은 이 총재의 이전 발언을 통해서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는데요.
이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국은행 입장에서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고요.
지난달 16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특강에서는 "기준금리 0.25% p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를 잡는 데 큰 영향이 없지만 인하 시그널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 더 큰 고생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결국 부동산, 이 집값 문제가 이번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줬겠어요?
[앵커]
그렇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6·27 규제 등으로 둔화했지만,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오히려 확대되는 만큼 금융 안정에 무게를 둔 금리 유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 10·15 등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 잡기에 나선 정부와 정책 공조 차원에서라도 금리 유지가 불가피했는데요.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 속에 한은도 실제 집값과 가계부채가 규제 효과로 안정 또는 억제되는지 시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집값 외에도 최근 나온 물가 지표도 한 요인인데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1.2% 상승하면서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고요.
여기에 수입 물가도 최근 석유·환율 영향을 타고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앵커]
치솟는 환율도 발목을 잡았죠?
[기자]
지난 13일에는 달러-원 환율이 1,430원을 웃돌자 외환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외환 변동성이 큰 구간에선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환율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고요. 미국발 불확실성도 한 요인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이후 당초 지난 15일 발표 예정이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금통위 이후인 오는 24일로 연기됐는데요.
미국 경기 상황을 판단할 핵심 지표 없이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도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다음 달에는 인하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역시 집값과 환율이 핵심인데요.
의견은 엇갈립니다.
먼저 정부의 10·15 대책 효과가 한 달 이후 가시화하고, 곧 열릴 APEC 회의 전후로 대미 투자 협상이 타결돼 달러-원 환율이 안정된다면 추가 인하 시그널에 대한 기대도 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반대로 서울 주택시장과 외환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특히 통상 6주 간격으로 열리는 한은 금통위가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11월에 5주 간격으로 진행되는 만큼, 부동산 대책 효과 등 금융 안정을 확인할 시간이 다른 금통위에 비해 부족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상 인하 사이클은 끝났다…이런 의견도 있어요?
[기자]
역시 부동산 시장 불안과 고환율 변수 때문인데요.
노무라증권은 10·15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 "한은이 이미 완화 사이클의 종착점에 도달했다고 본다"라고 밝혔는데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수요 억제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금융 안정 위험을 자극할 것이란 이유입니다.
현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세 차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에 기반합니다.
씨티 역시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기존 전망을 수정해 '금리 인하기 종료' 전망에 동참했는데요.
현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단기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몇 년 동안 수도권 지역의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라고 짚었습니다.
[앵커]
이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