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테슬라의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다소 아쉬운데요.
미래를 봐달라는 머스크의 말처럼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 준비 단계일지, 아니면 또 한 번 의 양치기의 외침일지, 임선우 캐스터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조금 전 마무리된 컨퍼런스콜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짚어보기 전에, 실적부터 빠르게 한번 정리해 주시죠.
[캐스터]
오프닝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다소 아쉬운 숫자들입니다만, 해석을 조금 달리해볼 여지가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우선 3분기 매출은 12% 늘면서,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순익이 기대에 못미쳤지만, 인도량은 50만대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를 찍었는데, 잉여현금 흐름을 눈여겨봐야겠습니다.
이번 분기 이례적으로 생산량이 인도량보다 적었는데, 일종에 재고 떨이에 나서면서 총알을 모았다 볼 수 있겠는데요.
미래를 봐달라는 머스크의 반복된 발언과 결을 같이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금을 쌓아두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셈입니다.
[앵커]
컨퍼런스콜에서 이에 대한 힌트가 나왔을까요?
[캐스터]
방송 직전까지도 컨콜을 생중계로 보다 들어왔는데, 마치 꼭 지난 2분기 발표를 다시 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전기차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고요.
곧장 미래 먹거리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율주행 관련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색다른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다림에 지친 시장이 즉각 반응하면서 현재 주가는 시간외거래서 더 빠지고 있는데요.
그래도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면, 우선 옵티머스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일정을 내놨습니다.
1분기에 차기 모델을 공개하겠다 밝혔는데, 지난 컨콜에서 이번년도 말에 내놓겠다 말하곤 또다시 일정이 밀리는 모습입니다.
자율주행과 관련해선 보다 긍정적인 코멘트가 나왔는데요.
무감독 로보택시에 대한 명확성이 짙어지고 있다, 생산량을 올리는 게 맞다 보고 있다 언급했는데, 다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발언은 없었고요. 현재 중국과 유럽에서 FSD 승인을 위해 규제기간과 논의 중이다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에너지 사업, 또 AI 칩과 관련해서도 짤막하게 이야기했는데, 숫자와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현금을 두둑이 쌓아두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 상태에 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간 기대감으로 올라왔던 시장인 만큼, 이번 컨콜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많아 보이는데요.
그래도 머스크가 올인하고 있는 옵티머스와 관련해 진전이 있다는 보도도 나오기도 했어요?
[캐스터]
기다림의 시간이 늘어났을 뿐,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테슬라가 중국의 정밀 제어장치 제조업체, 산화 인텔리전스 컨트롤스에, 옵티머스 양산을 위한 부품을 대량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약 6억 8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보도했는데, 해당 규모는 옵티머스 로봇을 약 18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테슬라가 설계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대량 생산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요.
특히 이번 발주는 테슬라가 올해 초까지 겪었던 로봇 손 동작 관련 기술 문제를 극복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도 있죠.
이번 분기 매출이 반짝 뛴 것도 선수요가 몰리면 선데, 앞으로의 어두운 전망 때문에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체력이 될까 하는 우려도 나와요?
[캐스터]
맞습니다.
이번 분기 성적표에서 눈에 띄는 점을 하나 더 짚어보면, 자동차 부문 매출이 잘 달려줬는데요.
전기차 세금 공제가 종료되면서, 혜택이 사라지기 전 반짝 수요가 몰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량이 50만 대에 육박했다는 소식은 반갑지만서도, 이번 분기 기록적인 숫자가, 선수요 현상에 그칠 수도 있는 만큼, 앞으로의 수요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분석도 보이고요.
실제로 머스크는 앞서 세제 혜택이 종료되면서 회사에 고난의 시간이 올 수 있다,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는 이번 분기 주주 보고서에서 내년까지 로보택시와 전기트럭 세미, 옵티머스, 그리고 새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대량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밝혔지만, "대내외 리스크들로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다, 향후 성장에 대비한 신중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결과는 거시경제 여건과 기술의 진전 속도, 공장 생산 능력 확장 속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말해, 다소 자신감이 떨어져 보이는 코멘트를 내놨습니다.
정리해 보면 머스크는 자신의 말대로, 또 회사의 마스터플랜대로 착실히 나아가고 있지만, 패러다임 전환 속 과도기가 오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는 모습이고요.
또 미래 먹거리를 위한 체력 안배를 해낼 수 있을지에도 물음표가 따라붙는 상황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