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해진 시장에 굵직한 악재들이 쏟아지자 뉴욕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어제(22일) 넷플릭스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데다가, 밤사이에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소프트웨어마저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마감 상황 보면 다우지수는 0.71% 하락했고요.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53%, 0.93% 내렸습니다.
미중 갈등이 시장을 짓누르면서 빅테크 기업들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나마 알파벳은 장 마감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는데요.
앤스로픽이 추가 컴퓨팅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구글과 수백조 원 상당의 거래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0.42% 올랐습니다.
특히 이번 계약은 앤스로픽이 구글의 AI 전용 반도체인 TPU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구글 측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소식에 아마존 주가는 2% 가까이 급락했는데요.
기존에 앤스로픽은 아마존 AWS만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 계약 논의가 확정될 경우 구글 클라우드와 AWS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영국에서 반독점 감시 기국의 더 광범위한 조사 대상이 됐다는 소식에 1.6%가량 떨어졌습니다.
시총 6위부터도 보면 메타는 AI 부문에서 직원을 600명 감원한다고 밝히면서 보합권에서 마감했고요.
브로드컴도 장 초반에는 구글 TPU 사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소식에 상승 출발했지만 결국 0.69%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23일) 투자자들의 시선은 모두 장 마감 후에 나올 테슬라 실적에 쏠려 있었죠.
정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어제 테크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자, 테슬라도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0.82% 하락했는데요.
실제로 조금 전 나온 성적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매출은 3분기 인도량 증가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순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현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콘퍼런스 콜에서 머스크 CEO는 내년 1분기에 옵티머스 버전 3을 공개하고, 연말까지 8개에서 10개의 대도시 지역에서 로보택시 확대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해, 이 잠재력을 투자자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오늘 시장 분위기를 흐렸던 종목들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넷플릭스는 어제 전해드렸던 대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0% 넘게 급락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브라질 세금 분쟁으로 이익이 감소한 것인데요.
다만 월가에서는 실적 발표 후 넷플릭스의 향후 전망에 대선 대부분 중립적이거나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반도체 섹터에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부진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계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우려를 가중시켰습니다.
3분기 실적 자체는 괜찮게 나왔지만 4분기 가이던스가 예상치에 못 미쳤는데요.
회사 측은 이에 대해서 광범위한 거시 경제 역학과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반도체 산업 회복 속도가 더디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전망에 오늘 주가는 5% 넘게 급락했습니다.
한편, 그동안 많이 올랐던 테마주들, 특히 원전주들에 거품이 걷히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클로는 연일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우드가 오클로 주식을 대거 매도한데다다가 외신에서 오클로는 현재 매출도 없더러, 전력 공급을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도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하자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보합권에서 움직이던 국채수익률은 20년물 국채 입찰에 양호한 수요가 몰리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는데요.
10년물 금리는 0.01% 빠졌고 2년물 금리도 소폭 내렸습니다.
어제 급락했던 금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장 초반만 해도 차익실현 매도세가 출회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었는데요.
오후 장으로 갈수록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금 선물은 0.27% 오르면서 온스당 4120달러에서 마감됐습니다.
다만 그동안 금이 급격하게 오른 만큼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씨티그룹은 이날 금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철회하면서 금 가격이 향후 몇 주 동안 4,000달러 부근에서 추가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국제유가는 2% 이상 급등했습니다.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대량 구매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사실상 연기되면서 지정학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유가를 밀어 올렸습니다.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2.2%, 3.28% 뛰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