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尹 면회 비판도 잦아들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 일었던 장 대표 면회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빠르게 진정되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면회 논란은 정면 돌파하는 한편, 부동산 등 민생 행보로 전환해 중도층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날 구성된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박탈됐다고 보고 당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장 대표 이날 서울 봉은사에서 총무원장 면담 이후 기자들을 만나 “부동산은 전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고 아마 수도권에서 전국적으로 큰 문제로 커질 것”이라면서 “이대로 가면 부동산 가격 잡지 못하고 부작용만 커질 것 같아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려 특위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의 적극적인 민생 행보는 윤 전 대통령 면회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이 상승하는 분위기인데, 윤 전 대통령 면회로 또다시 중도층의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46.5%, 국민의힘이 36.7%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보다 0.7%포인트(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0.8%p 상승했다. 이 조사는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 4.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당내 분열로 이어질 수 있었던 ‘면회 사태’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장 대표가 중도층만 신경 쓰다가 자신을 전당대회 승리로 이끈 지지세력을 놓칠 수 있다는 ‘옹호론’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당대회 공약이 있는데, (장 대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방에 비판적인 의견을 냈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다시 한번 윤 전 대통령이 소환되는 것은 야당에게 좋지 않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장 대표가) 지방선거나 국감을 잘 치르는 데 좋은 리더십을 발휘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親한동훈)계인 박정훈 의원도 “처신(윤 전 대통령 면회)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것들이 당내에 불씨가 돼서 내분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했고, 중진 의원인 성일종 의원은 “강경한 보수도, 중도층도 안고 가야 한다. 어느 한쪽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하나를 묶는 역할이 당대표”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당분간 부동산정상화특위에 집중하며 민생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장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이유는 당에서 우선적인 현안으로 부동산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봐주면 될 것 같다”면서 “수도권 지역을 제일 우선적으로 고려해 현장 간담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