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형 아파트] LH, 공공택지 직접시행… 민간 브랜드 공공주택 합리적 분양가로 공급

박지윤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수요도 높은 민간 건설사 브랜드로 공급
적정 공사비 보장, 민간 건설사 참여 유도
직접시행 확대 세부 계획 마련 예정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민간참여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총 3만150가구, 8조4000억원 규모 사업자 공모를 완료하고, 현재 사업 협약 체결 단계에 들어갔다.

위례 자이 더 시티 조감도. /LH 제공

LH가 올해 착공 목표로 세운 6만가구 가운데 민간참여사업 물량이 약 44%를 차지한다. 올해 공모 물량 가운데 82%가 푸르지오, 자이 등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 이내 민간 건설사의 고급브랜드를 달고 입주자를 맞이할 예정이다. 내년에도 공공주택 착공 물량 가운데 민간참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참여사업은 LH가 토지를 제공하면 민간 건설사는 자금조달과 주택 설계, 시공, 분양을 책임지는 공동사업방식이다. 공공주택에 민간 브랜드와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고, 부동산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공이 시행을 맡아 신속하고 안정적인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는 토지에 대한 자금 부담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사업 초기자금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입주민은 합리적인 분양가에 민간 분양주택과 동등한 수준의 고품질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민간참여사업으로 공급한 공공주택은 실수요자 선호도도 높다. 2021년 분양한 민간 참여형 공공주택 위례자이더시티, 과천린파밀리에는 공공분양 일반공급 경쟁률이 각각 617.6대 1, 718.3대 1을 기록했다. 올해 3기 신도시 하남교산에서 공급한 교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 일반공급에서도 263.3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민간 브랜드의 고품질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청약 신청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위례자이더시티 84㎡ 분양가는 시세보다 6억원 가량, 과천린파밀리에 동일 평형도 7억원 가량 저렴하게 공급됐다. 교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 59㎡는 시세보다 3억원 가량이 낮게 공급됐다.

LH는 지난 2014년부터 민간참여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 8월까지 총 10만1476가구의 공공주택을 민간참여사업 방식으로 공급했고, 이 가운데 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물량도 2만700가구가 포함됐다. LH가 민간참여사업으로 지난해 착공한 공공주택 물량은 총 8058가구다.

직접정산 방식의 민간참여사업은 일반적으로 LH가 시행하는 도급 방식 공공주택 건설공사와 재원조달, 대금지급 등에서 차이가 있다. 일반 도급 공사의 경우, LH가 주택도시기금 융자, 채권 발행 등을 통해 공사비를 직접 조달해 주택 건설공사 기성률에 따라 공사대금을 시공사에 직접 지급한다. 민간참여사업의 경우에는 참여 건설사가 사업비를 우선 조달한 뒤 LH는 주택분양으로 수입이 발생하면 분양대금으로 공사비 충당이 가능하므로 추가 재원조달의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직접정산 방식은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LH와 민간건설사 간 협약을 통해 적정공사비 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에 참여 건설사의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다. 지난해 LH는 건설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민간 건설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물가변동에 따른 원가상승분을 반영, 민간참여사업의 기준 공사비를 직전년도 대비 15% 가량 증액했다. 올해도 자재·노무비 등 자연 상승분을 반영해 전년 대비 공사비를 약 2.5% 상향했다. 지반여건, 상위계획 변경 등 예외적인 금액조정사유도 협약에 반영하여 불합리한 규정도 개선했다.

LH는 공공주택 최초로 의왕군포안산 A1-2 블록(903가구)에 장수명주택 ‘우수’ 등급 인증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연내 인증 절차가 마무리될 계획이다. 지방권 등 미분양우려 사업지구, 중도금 비율이 낮은 신혼희망타운 사업지구 등을 대상으로 자금유동화 협조 등 민간사업자의 자금조달 부담 완화도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3만가구에 달하는 민간참여사업 사업자 공모에는 총 22개사가 접수해 평균 1.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만가구 전체 물량에 대해 건설사 참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공모 개시 두 달 만에 사업자 선정이 모두 완료됐고, 현재 협약체결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지난 9월 주택공급 확대방안(9·7대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6만가구에 해당하는 공공택지를 LH 직접시행으로 전환해 공급하고, 전환 물량은 도급형(직접정산방식) 민간참여사업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이에 발맞춰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추진방향을 공유하고 민간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민간협력 거버넌스 포럼을 개최했다. 하반기 공모 시행 예정인 남양주왕숙2 A6 블록 등 8개 단지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착공을 목표로 시행되는 공모 물량 5181가구의 추정 사업비는 약 1조2000억원 규모다. 이번 공모 과정에서 LH는 안전평가 항목을 강화하는 등 공공시행자로서 안전 및 품질 등 관리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발표한 9·7대책 내용에는 LH 직접시행 전환물량 6만가구에 대한 구체적인 공급계획, 공급유형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대책 발표로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LH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LH 개혁위원회를 통해 6만가구 추가 시행 물량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빠른 시일 안에 수립할 방침이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은 “민간참여사업은 민간브랜드의 우수한 공공주택을 안정적으로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개발 방식”이라며 “정부, 민간 건설사와 적극 협력해 주택공급 목표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고품질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